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이른바 '통일교 스캔들'의 여파로 연일 급락하고 있다. 지난주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에서 36%의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데 이어 29일 발표된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7월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27~2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47%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9%로 직전 조사(25%)보다 14%포인트 뛰어올랐다. 39%라는 부정 응답은 지난해 10월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이래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신문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격 사건을 계기로 통일교(가정연합) 문제가 불거진 것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파탄났는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밝힌 이후 일본에선 정치인과 통일교의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기시다 내각이 최근 단행한 개각에서 통일교와 접점이 있는 인사들을 최대한 배제했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통일교 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다. 부정 평가 응답은 65%로 훨씬 높았다. '정치인이 통일교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응답은 82%로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응답(12%)을 크게 상회했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41%, 반대 50%로 반대가 더 높았다. 특히 18~29세는 64%가 찬성하고 30%가 반대한 반면 60대 이상은 30%가 찬성하고 60%가 반대해 연령에 따른 차이가 컸다.
이밖에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엔 45%가 긍정, 49%가 부정 평가를 내렸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낮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물가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대응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21%로 부정 평가(67%)보다 현저히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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