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사측인 경기도와 입장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안성, 이천, 파주, 의정부, 포천 등 6개 지역에서 800명 가량의 인원이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외래, 입원 진료 등에 차질이 생기면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건의료노조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지부는 29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1일 오전까지 경기도와 도의료원이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예고한 대로 다음 달 1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6개 병원 지부는 지난 22~24일 조합원 1271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사흘간 전체 조합원의 81.1%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률 92.4%(953명)로 파업이 가결된 바 있다.
남은 사흘 동안 극적 합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경기도의료원은 지방의료원법에 따라 경기도가 운영하는 지역거점병원이다. 6개 병원이 운영하는 중환자 병상 49개를 포함해 800여 개에 달한다. 그 중 절반가량인 400여 개가 가동 중이다. 노조에 가입된 조합원은 의사 직종을 제외한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행정 및 원무직 등 약 1300명 규모다.
노조는 인력확충을 최우선으로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가 간호인력을 중심으로 154명의 정원 증원을 불승인한 탓에 인력수급이 한계상태에 달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안성병원 식당의 경우 파출부를 일용직으로 고용하고, 파주병원은 병동의 절반만 오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설명했다.
노조는 경기도가 공공의료기관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탓에 산하기관 평가 과정에서 공공성보다 수익성에 치중하는 등 관리 수단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경기도의료원이 올해 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는데, 그로 인해 향후 인력 확충과 사업 예산 확보가 어려워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노조는 공공의료기관의 성격에 맞게 수익성 경영평가를 폐기하라는 요구사항도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공공의료 확대와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 기구 구성과 7.6%의 임금인상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다만 임금 협상은 전향적 논의가 가능하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700~800명이 참여하게 된다. 파주병원의 경우 하루 400~500명의 외래환자 진료가 중단되고 70여 명의 입원환자가 전원 또는 퇴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10여 명에 대해서는 치료를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의료원에 환자 이송요청을 정식으로 하고 필수유지업무 근무표 작성을 마쳤다. 경기도와 의료원 측이 이번에 드러난 의료현장의 문제를 인정하고 대화한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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