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그 코리아가 청와대에서 촬영한 한복 패션 화보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씨가 "서양 드레스에다가 우리나라 꽃신 하나만 신으면 그게 한복이냐"라고 신랄한 비판을 내놨다.
28일 전파를 탄 MBC 시사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최근 청와대를 배경으로 진행된 보그 코리아의 한복 패션 화보를 둘러싼 논란이 다뤄졌다.
박씨는 이번 논란을 두고 "상징적이고 세계 사람들이 바라보고 관심 갖는 그 장소에서 그런 옷을 찍은 것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박씨는 앞서 지난 25일 JTBC와 인터뷰에서도 "대한민국 옷도 아니고 일본 옷도 아니고 중국옷도 아니고 어떤 나라 옷도 아닌 거 같다"며 "현대적으로 해석할 거면 드레스는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보그 코리아는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촬영한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한복 화보를 공개했다.
해당 화보는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에서 촬영됐으며 한혜진과 김원경, 오송화, 이애리 등 여러 모델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보그 코리아'와 협업을 통해 한국 패션과 전통, 문화유산을 알리고 한복의 예술적인 면모를 선보일 것"이라며 청와대 및 한복과 예산 절감 등을 기대효과로 꼽았지만 화보가 공개된 뒤 '이게 어떻게 한복 홍보냐',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해당 화보에서 한혜진이 입은 흰색 드레스는 일본 디자이너인 류노스케 오카자키의 의상으로 알려져 논란에 불을 지폈다.
논란이 확산하자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지난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방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청와대 활용 계획에 대해선 미흡함이 많았다"면서 "관람 및 이용 규정을 강화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운영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현재 보그 코리아 측은 해당 화보를 삭제한 상태다. 삭제된 배경과 재공개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lypd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