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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차가운 냉기, 한여름 냉방에 꺼내쓴다

에너지연, 국내 최초 동절기 자연냉열 고효율 확보 열교환 장치 개발·실증 성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자연냉열생산 열교환장치를 구성하는 OHP 초열전도체 단일 모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차가운 겨울철 냉기를 이용, 땅속에 저장했다가 한여름에 꺼내 하우스 등의 냉방에 이용하는 새로운 냉방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윤영직 박사 연구진이 겨울철 차가운 냉기를 이용해 여름철 농촌의 하우스 냉방에 이용할 수 있는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적용한 열교환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기포자가진동(self-excited bubble oscillation)이란 양쪽에 온도차가 존재할 때, 기포를 포함한 슬러그류가 외부동력 없이 빠르게 진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여름 폭염에 달궈진 하우스 온도는 50~70℃에 육박해 농작물의 생육에 치명적이다. 폭염을 막기 위해 전기냉방기기에 의존하고 있으나 한여름 불볕더위에는 한계가 있고 높은 에너지비용은 농가에 큰 부담이 된다.

특히나 올해는 고유가에 따른 전력 요금의 상승 등으로 전력소모가 많은 전기냉방보다는 자연에너지 또는 자연 친화적인 자연냉각의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냉방기술 개발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연구진이 외부 동력이 필요없는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이용한 고성능 열교환 장치 개발에 성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냉방기술 시대를 열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열교환장치는 차가운 외기와 축냉조에 연결된 구불구불한 형태의 모세관 튜브와 튜브 내부의 냉매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땅속에는 냉기의 저장매체로 물이 축냉조에 보관돼있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외부 공기와 상대적으로 덜 차가운 땅속 물이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렇게 열교환 장치 양쪽 끝에서 발생하는 온도차로 내부 냉매가 빠르게 진동하고 흐름이 발생하며 많은 양의 열을 빠르게 전달한다. 즉 땅속 물의 열이 더 차가운 외부로 방열되면서 물 온도는 점점 낮아져 매우 차갑게 되고 이를 여름까지 보관한 후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열교환 장치 작동에는 외부 동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운전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또한 물질의 상변화를 통한 잠열을 이용하면 많은 양의 열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열 교환 기술에 비해서도 에너지 소비량은 50% 이상, 크기는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냉열 생산 효율은 극대화되고 장치 제작에 소요되는 단가 절감도 가능하게 되어 매우 경제적이다.

연구진은 냉열 생산 열교환 장치를 2022년 3월부터 강원도 평창군 소재의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실증 부지에 설치해 냉열 생산과 냉열 저장 실증 실험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약 1㎾의 냉열 생산 성능으로 약 4.5℃의 냉수를 생산해 1톤 용량의 지중 축냉조에 저장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3월 이후의 실증 결과이므로 더 낮은 외부 기온 조건에서는 더 낮은 온도의 냉수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연구진은 열교환 장치의 용량과 성능을 높인 후 올해 10월에 완공되는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내 100평 규모 유리 온실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냉방 공급 실증을 진행한다. 더 나아가 식물 공장형 인도어 팜, 도심 건물 등 다양한 수요처의 냉방 및 공조 기술로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윤영직 박사는 “세계적인 급격한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고효율, 저비용의 신재생에너지기반 시설하우스 냉방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겨울철 신재생 자연냉기를 이용한 냉방기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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