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디즈니 곡을 처음 접하게 되는 ‘디즈니 모먼트’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도 디즈니의 팬이었고, 항상 디즈니 앨범을 내고 싶었죠. 디즈니 음악을 모두와 함께 나누게 되어 기쁩고, 즐겨 주시길 바랍니다.”
중국 최고의 피아니스트 랑랑이 클래식 앨범이 아닌 크로스오버 앨범 ‘디즈니 북’으로 돌아왔다. 디즈니의 과거부터 현재를 망라하는 27곡이 수록돼 있고, 구상과 편곡에만 4년, 7개 도시를 순회하며 녹음하는 데는 2년이 걸린 대작 앨범이다.
30일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만난 랑랑은 피아노 앞에 자리잡은 뒤 기자들의 물음에 직접 여러 곡들을 연주하며 자신의 앨범과 음악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디즈니의 100주년을 기념해 발매한 앨범이다. 앨범에 수록된 27곡은 모두 다양한 장르로 변경됐다. ‘메리 포핀스’는 호로비츠와 리스트 스타일로, ‘정글북’은 모던 재즈, ‘라이온 킹’은 드뷔시, ‘겨울왕국’은 라흐마니노프와 리스트 스타일로 편곡됐다. 최신 작품인 ‘엔칸토’는 라틴 재즈로 편곡되며 자신이 연주할 수 있는 장르의 방대함을 보여줬다.
세계적 아티스트들과도 협업했다. ‘타잔’ OST는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와 협업했다. 랑랑은 “보첼리는 겸손하며, 모두가 사랑하고 또 음악을 24시간 내내 들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만날 때마다 가족 음악회가 열리고, 이번 작업도 너무나 즐거웠다”고 말했다. ‘소울’ OST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와 ‘소울’의 OST를 재편곡해서 앨범에 넣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도 가득하다. 아내이자 한국계 독일 음악가인 지나 앨리스와 ‘피노키오’의 주제가 ‘웬 유 위시 어폰 어 스타’를 함께 했고, 한국어 버전도 수록했다. 그는 이 곡에 대해 “아들에게 헌정하는 곡”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랑랑 국제 음악재단’으로 실현되고 있다. 그는 재단을 통해 아이들의 보편적 음악 교육권 향상에 힘쓰는 중이다. 65개 미국 공립 학교에 프로그램을 도입해 악기 및 교육 자재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음악은 내 삶을 바꿨고, 인류의 삶을 바꾸는 도구”라며 “재능 있는 아이들 뿐 아니라 모두가 음악을 교육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수록된 곡들은 랑랑 특유의 자유분방함으로 가득하다. 그는 “클래식을 편곡했다면 베토벤이 꿈에 나와 나를 혼낼 것”이라며 “이번 작업은 자유로운 편곡이 가능해 좋았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랑랑은 “한국 시장은 내게 매우 중요해 최대한 많이 방문하고 싶다”며 “빠르면 올해겠지만 내년 여름 정도에 공연할 수 있을 것 같고, 야외에서 공연해 보고 싶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랑랑의 새 앨범은 9월 16일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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