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전장에 배치된 우크라이나의 무기 모형을 오인 공격하며 미사일을 낭비했다고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나무로 만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모형을 전장에 배치했고, 이를 실제 로켓으로 인식한 러시아는 수주 동안 최소 10기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허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이 성공한 이유는 러시아의 드론 렌즈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전장에 배치된 무기 위치를 파악해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함정에 알려주는 러시아 드론의 렌즈로는 모형과 실제 HIMARS를 분간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무인항공기에 HIMARS 포대는 VIP 표적이나 다름없다"며 러시아가 HIMARS 공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초기 성과에 고무된 우크라이나는 모형을 더 만들어 배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등 러시아 측이 매주 HIMARS를 포함해 서방이 지원한 로켓시스템을 파괴했다며 전과를 자랑한 게 모형을 실제 무기로 착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토드 브리아시엘 미 국방부 대변인 대행은 이달 초 브리핑에서 "쇼이구 장관의 최근 주장을 알고 있으며 그 주장은 명백히 거짓"이라며 미국이 지원한 HIMARS는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금까지 총 16대의 HIMAR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우크라이나가 모형까지 만들 정도로 HIMARS를 보호하는 이유는 이 무기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HIMARS의 사거리는 50마일(약 80㎞)로 러시아 병참선과 무기고, 물류 허브 등 고가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이 무기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의 전진을 늦추는 효과를 거뒀다.
첨단무기 모형 배치는 우크라이나군이 더 많은 장비를 보유한 러시아군을 상대하는 비대칭 전술 중 하나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의 롭 리 연구원은 "가짜 HIMARS에 발사한 칼리브르 미사일은 러시아가 그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도시 공격에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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