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백반을 판매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운 광주 동구 대인시장 ‘해뜨는 식당’이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에 이웃 상인과 동문들의 온정이 쏟아졌다.
지난 29일 대인시장 상인 등에 따르면 해뜨는 식당은 고(故) 김선자씨가 지난 2010년 개업했다. 단돈 1000원에 판매하며 끼니 걱정을 하는 소외 이웃에게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김씨는 형편이 안 돼도 미안한 마음 없이 식사해야 한다고 생각해 가격을 이 같이 정했다.
지난 2015년부터는 암 투병 끝에 작고한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딸 김윤경(50)씨가 현재까지 식당을 운영해오고 있다.
식당은 기업 후원 등을 통해 그럭저럭 꾸려왔지만, 이달 중순께 김씨가 크게 다쳐 당분간 문을 열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소식에 많은 이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평소에도 김씨를 곧잘 돕던 인근 홍어 판매상 김성규(66)씨가 가장 먼저 소매를 걷었다.
시장 상인들에게 '이모부'로 통하는 그는 최근에는 직접 가게 문을 여닫고 음식을 나르고 있다.
그는 "어머니 때부터 어렵사리 식당을 이어온 뜻에 감복해 돕게 됐다"며 "(김씨가) 하루빨리 완쾌해 예전처럼 밝게 이웃들을 보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업주 김씨의 고등학교 동문들도 손을 보탰다. 대광여고 총동문회는 지난 29일부터 2명씩 짝을 지어 가게 문을 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설거지 자원봉사에 나섰다.
지난 26일부터는 가게 운영에 보탤 후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후원금은 2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김씨가 퇴원할 때까지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가게를 지킬 방침이다.
자원 봉사에 나선 박송희(47) 대광여고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선배(김씨)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했다”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 선배가 베푼 따뜻한 마음을 저희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주인 김씨는 "부상 소식에 내 일처럼 도와준 상인들과 동문회, 많은 자원봉사자들께 고마운 마음뿐이다. 폐업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해뜨는 식당을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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