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에 간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상륙 유무와 관련 없이 우리나라에 많은 비를 뿌리며 영향을 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7일까지 최대 500㎜ 이상의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힌남노는 초강력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하면서 대만 타이베이 동남쪽 510㎞ 해상을 지나 남서진하고 있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6일 오전 우리나라 내륙과 100㎞까지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부산·경남에 상륙하거나 대한해협을 통해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같은 경로는 아직은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기상청 측 설명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5일 이후 태풍 이동경로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상륙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내륙·도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풍은 많은 비를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간접 영향이 시작된 1일부터 태풍 통과 시까지 곳에 따라 500㎜ 이상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시간당 50~100㎜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다만 태풍의 경로가 불확실한 만큼 강수 집중 구역은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우 예보분석관은 지난 2016년 9월 유사한 경로로 북상했던 태풍 차바 당시 강수량(제주 윗세오름 659.5㎜)을 예로 들며 "당시보다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한 바람도 몰아친다. 우 예보분석관은 "차바 당시 제주 백록담엔 초속 59m(시속 212.4㎞) 바람이 불었다"면서 "힌남노 영향으로 이때보다 거센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4일 오전 태풍 힌남노는 ‘초강력’에서 한 단계 낮은 ‘매우 강’으로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강력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나 커다란 돌을 날릴 정도’의 위력으로 추정된다.
태풍의 강풍 반경은 우리나라 접근 시 430㎞가량으로 예상된다. 남부 지방 전역과 충청권, 경기 남동부, 강원 남부 등 일부 중부 지방도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중부 지방의 강수량과 바람 세기는 아직 정확히 점치기 어렵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태풍 직접 영향에 앞서 이미 제주와 남부 지방은 영향권에 들었다. 비가 쏟아지고 바람도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까지 예상된 누적 강수량은 제주에 100~200㎜, 전남 남해안과 경남권 해안에 50~100㎜다. 제주에선 최대 300㎜ 이상 쏟아지는 곳이 있겠다. 비는 시간당 30㎜ 이상 매우 강하게 오는 곳이 있겠다. 강수엔 돌풍과 천둥·번개도 동반된다.
기상청은 “수면 상승과 더불어 강한 바람이 불면서 역류와 하천 범람에 의한 저지대 침수, 건물이나 공사현장 또 옥외 간판 등의 시설물 파손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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