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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법원 2청사 계속 미뤄져…김명수 퇴임 전 착공 힘들 듯

예산 문제로 설계 마무리 수개월째 지연

서울법원 2청사 부지인 운동장 모습.




사법부가 내년 9월 퇴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 중 착공을 목표로 했던 서울법원 2청사 건설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주차난을 해소하려면 기존 설계 계획을 바꿔 지하 한 개 층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예산 편성 권한을 쥔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추진 중인 서울법원 2청사의 착공 시기가 내년 5월에서 10월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초 설계를 마치고 5월 첫 삽을 뜨기로 했지만 예산 문제로 설계 마무리 시기가 수개월 늦춰졌다.

법원행정처는 김 대법원장 취임 2년 차인 2019년 4월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하며 사법부 우선 과제 중 하나인 2청사 설립을 본격화했다. 40년 전 지은 본관이 낡은 데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을 분리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본관 뒤편 운동장 부지에 2청사를 세워 2026년 6월 서울고법과 서울회생법원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애초 법원행정처는 지상 19층, 지하 1층 규모로 세우려다가 최근 기재부에 지하 2층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민원인이 많은 법원 특성상 지상에는 통행로와 녹지 공간을 조성하고 지하 주차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행정처는 지하 한 층을 더 만들면 차량 127대를 추가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예산 문제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계가 바뀌면 공사비가 기존 1333억 원에서 100억 원가량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법원행정처는 청사 주변에 주차타워를 늘리는 방안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법원 민원인 주차장에 차량들이 이중 주차돼 있다.


정부는 추가 증축을 반대하는 이유로 예산 문제를 들지만 사법부에서는 법원으로 배정될 예산이 검찰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크다. 검찰 출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직후 서울중앙지검 별관 증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올 6월 법원에서 퇴거한 공판부 검사실을 마련하고 검찰청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5층짜리 별관을 지하 2층, 지상 15층으로 증축하는 설계 공모를 냈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지하 2층, 지상 15층짜리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이 있는데 774억 원을 들여 또 같은 규모 별관을 세우는 것은 정부의 긴축 기조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관계자는 “공판 검사들이 근무할 별관을 왜 15층까지 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에서 한동훈 파워가 그만큼 막강하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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