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국을 포함해 자신들에 우호적인 국가들의 통화를 총 100조 원에 가까운 규모로 대거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로 부족해진 외환보유액을 ‘우호국’ 통화로 대신 채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참석한 경제정책회의에서 총 700억 달러(약 95조 원) 규모의 우호국 통화 매수 방안이 논의됐으며 참석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우호국 통화 가운데 중국 위안화의 비중이 가장 높고 튀르키예(옛 터키) 리라화와 인도 루피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안은 러시아가 서방 제재로 낮아진 외환보유액 수준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이 전쟁 이후 총 6400억 달러(약 867조 원) 규모의 러시아 외환보유액 가운데 절반가량을 동결하면서 러시아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루블화는 달러당 140루블대로 치솟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안정을 위해 9.5%이던 기준금리를 20%까지 인상하는 고강도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이번 방안이 러시아가 예상하는 것보다 효과가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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