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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개월째 무역적자, 수출 비상등 켜고 특단 대책 서둘러야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위기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수출 전선마저 경고음이 요란하다. 8월 무역수지 적자는 94억 7000만 달러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무역 적자도 14년 만에 처음이다. 대(對)중국 무역 적자 역시 3억 8000만 달러로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4개월째 이어졌다. 수출을 떠받쳐온 반도체마저 전년 동기 대비 7.8% 줄며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그나마 수출이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버티고 있지만 증가율은 3개월째 한 자릿수로 수출 활력이 떨어졌음을 보여줬다. 설상가상 1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55원대까지 오르며 13년 4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고 코스피는 2.28% 내린 2415.61에 장을 마쳤다. 주요국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는 만큼 수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역대 최대인 351조 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포함한 수출 종합 대책을 내놓았지만 비상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대중 수출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 에너지 가격 급등을 ‘무역 3대 리스크’로 중점 관리하고 국무총리 주재의 무역투자전략회의를 가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부분 대외 변수인 만큼 정책 수단이 제한적인 데다 기존 정책의 재탕 성격이라는 점에서 아쉽다. 수출 비상 상황에서 총리 주재로 10월에나 무역투자전략회의를 가동한다는 것도 한가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제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출을 비롯한 경제 위기 사령관을 맡아야 한다. 과거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 때처럼 대통령이 주도하는 ‘경제 워룸’을 가동해 24시간 대응해야 한다.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대한 파격적인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혁파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산업구조를 리셋하는 특단의 대책만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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