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CNN 등 주요 외신은 영국 기후 정보 웹사이트 카본브리프(Carbon Brief)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올해 2분기(4~6월) 탄소배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줄어들며 4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지난 2020년 3월 주요 공장이 가동을 잇따라 멈추면서 탄소 배출량이 7% 줄어든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탄소 배출량 감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장기간 봉쇄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기록적인 폭염에 따른 전력난 등으로 곳곳의 공장 가동이 중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의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도 탄소 배출량 감소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의 2분기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44%나 감소했고 완료된 프로젝트 수도 33% 줄었다. 이로 인해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철강 수요도 크게 감소했다. 올 2분기 시멘트 생산량도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핀란드 헬싱키 소재 에너지·클린 에어 연구센터 전문가 라우리 뮐리비르따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철강 및 시멘트 생산량이 줄어들었다"며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한 운송과 연료 소비 감소, 전력 소비 감소 및 재생 가능한 발전의 강력한 증가도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FT 역시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 조짐이 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전례없는 폭염과 가뭄까지 겹쳐 전력난까지 불러 일으켰다. 수력 발전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 남서부 쓰촨성의 경우 지난달 가뭄으로 지류가 말라버리자 산업전력 줄이기 위해 사실상 공장 가동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화력발전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뮐리비르따는 중국이 올해 상반기(1~6월) 신규 프로젝트에 21GW(기가와트)를 승인하며 화력 발전 용량을 늘리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한·중·일 3개국이 지난 2019년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미세먼지의 51%는 자국 내 원인이며 49%가 국외 요인이다. 국외 요인 중에서 중국 대기 오염 물질이 한국 3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유발에 미치는 영향은 3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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