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컬렉터들을 서울에서 만나다니 꼭 ‘스위스 아트 바젤’이나 ‘홍콩 바젤’에 온 것 같습니다.” (20년 경력의 갤러리 관계자 A 씨)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 도시로 부상하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행사인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이 2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프리즈 서울’은 5일까지, 같은 곳에서 나란히 막을 올린 ‘키아프 서울’은 6일까지 진행된다. 두 아트페어와 학여울역 세텍에서 열린 ‘키아프 플러스’를 포함해 총 350여 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사이먼 폭스 프리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아시아의 첫 번째 ‘프리즈’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것은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작가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협력 관계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세계 최정상 갤러리인 가고시안·하우저앤워스·리슨갤러리 등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에서 모처럼 열리는 대규모 아트페어인 만큼 테이트·구겐하임 등 주요 미술관 관계자들과 구찌그룹이 포함된 케링그룹의 프랑수아 피노 회장 등 컬렉터 등이 방한해 미술 시장을 달궜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 국내 ‘큰손’ 컬렉터들도 총출동했다. 이와 함께 30~40대 젊은 컬렉터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참가 갤러리들도 이를 의식한 듯 현재 세계 미술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부상 중인 작가들을 중점적으로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화랑 페이스갤러리의 마크 글림처 회장은 “한국 미술 시장은 기존의 탄탄한 컬렉터 기반 위에 팬데믹 이후 영향력이 더욱 커진 ‘영 앤드 리치’ 컬렉터들의 활동까지 더해져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도 그러한 취향에 부합하기 위해 다양한 작가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했다. 문체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6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미술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이 계속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국내 미술 시장 규모는 전년 3288억 원 대비 179% 성장한 약 9157억 원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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