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 이상이 홍수에 잠긴 것으로 드러났다. 빙하 또한 예년의 3배만큼 녹아내렸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코페르니쿠스 위성이 지난달 30일 촬영한 파키스탄 국토 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그동안 파키스탄 정부는 몬순 홍수로 인해 국토의 3분의 1이 잠겼다고 주장했는데, 위성사진은 이 말이 사실임을 확인시켜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는 한국 면적(22만 3404㎢)과 유사한 넓이다.
ESA는 "파키스탄의 인더스강이 범람해 너비가 수십 ㎞에 달하는 큰 호수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위성사진에는 파키스탄 동부 도시인 데라 무라드 자말리부터 남쪽으로 라카르나까지 인더스강 줄기를 따라 침수된 지역이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지난 6월 중순부터 내린 몬순 폭우로 1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인구의 7분의 1인 3300만 명 이상이 수재를 당했다.
예년보다 10배 규모로 많은 폭우가 내리면서 100만 개 이상의 가옥이 파괴되는 등 수많은 집, 농작물, 기반 시설이 불어난 물에 쓸려 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극심한 식량 부족도 예상된다.
기아대책행동의 제니퍼 앤크롬-칸은 가디언에 “파키스탄은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로 식품 가격 급등을 겪고 있었다”며 “홍수로 보관해 둔 식품도 위험하다.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홍수를 파키스탄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선언하고 피해 복구에 100억 달러(13조6000억 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 파키스탄에선 예년보다 3배나 많은 빙하도 녹아내린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기후위기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파키스탄 기상국 고위 관계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올해 파키스탄 북부의 빙하호에서 분출된 빙하수의 규모가 예년의 3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빙하가 녹은 빙하수는 빙하호에 저장돼 있다가 일정 수준을 넘기면 갑작스럽게 쏟아져 나와 인근 지역에 홍수를 유발할 수 있다.
파키스탄의 ‘길기트 발티스탄’ 지역은 히말라야산맥과 카라코람산맥 등이 만나는 곳이다. 만년설에 뒤덮여 있는 이 지역에서 올해만 16차례나 빙하수 분출 사례가 관측됐다. 작년에는 5~6번밖에 없었던 일이다.
기상국 관계자는 "이런 일은 주변의 기온이 올라 빙하가 녹기 때문에 발생한다"라며 "결국 기후변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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