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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 신고했더니…"벼락 맞아 죽어라“ 현수막

입주민 "무서워서 신고 못 하겠다"

반복되는 장애인주차구역 이웃 분쟁

주차위반으로 신고 당한 차주가 게시한 현수막. 연합뉴스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신고했더니 “벼락 맞아 죽어라”는 내용의 섬뜩한 현수막이 걸려 화제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청남도 논산시에 사는 20대 회사원 A씨는 지난달 27일 자신이 거주하는 빌라의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신고했다.

당국은 해당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장애인 전용 구역에 불법 주차할 경우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그런데 지난주 말쯤 빌라 주차장 벽면에 “국민신문고에 사진 찍어 올린 ○○○ 벼락 맞아 죽어라”는 협박성 현수막이 걸렸다. 이주 초에는 빌라 주인이 이번주 초 “불편하면 전화해서 차량을 이동해달라 요청하면 된다”는 문구가 담긴 공지문을 엘리베이터 옆에 게시했다.

주차위반 신고 후 집주인이 내건 공지문. 연합뉴스


이에 A씨는 “이게 맞는 말인가. 무서워서 신고 못 하겠다. 장애인석에 주차해놓고 그걸 신고한 주민을 협박했다”며 “너무 어이가 없다”고 황당해 했다.

집주인은 “누가 현수막을 붙였는지 모른다. 딱지를 떼인 사람이 붙였을 것”이라며 “공지문은 주민들이 주차 갈등으로 서로 신고하면서 분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 해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빌라의 다른 관계자는 “주민들이 주차위반으로 서로 수십 건의 신고를 하면서 다툼이 심해졌다.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지문을 올렸다”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주차 했으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불편하면 전화해서 이동주차하라’고 하기 전에 아예 주차를 안 하면 된다” 등의 댓글을 달아 성토했다.

장애인주차구역 관련 이웃 간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경남 창원시에서는 장애인 전용 구역에 불법 주차를 했다가 신고 당한 60대가 앙심을 품고 신고자의 차량 타이어를 송곳으로 찔러 펑크를 낸 일이 있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불법주차 등으로 같은 해 2회 이상 적발된 차량은 2015년 1만434건에서 2019년 7만3208대로 7배 증가했다.

특히 6회 이상 적발된 건수도 2019년 한 해만 5662건으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지난해 5월 발간한 ‘장애인정책리포트’에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과태료는 해외의 과태료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며, 낮은 과태료로 인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불법주차 적발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과태료 상향을 통해 불법주차를 줄이고, 2회 이상 중복차량의 고의적인 주차위반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태료 상향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과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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