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에 대해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며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2일 광주에서 “먼지털이 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았다”면서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제1 야당의 대표에 대해 망신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정기국회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성남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소환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 변경에 대해 “해당 부지의 4단계 상향은 국토교통부의 협박에 따른 것”이라고 말해 시민 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진인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몰랐다는 발언도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대표가 당당하다면 선거법 관련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에 앞서 소환 조사에 나가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헌을 개정함으로써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지적한 하자를 ‘치유’했지만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에 직면했다. 같은 재판부에 의한 14일 심문에 이어 또다시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2차 비대위까지 좌초하고 여당은 권력 다툼만 하다가 민생을 팽개친 정당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여야는 당면한 경제 위기를 직시하고 반도체특별법 등의 입법으로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신속한 예산 심의로 민생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 대표 소환이 대선 때의 허위 발언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개인 문제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이재명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도 국민의 반감이 없도록 민주주의 절차를 준수하고 내분을 속히 수습해 더 이상의 국정 혼란을 막아야 한다. ‘사법 리스크’에 따른 국회 파행으로 민생 개혁 법안이 볼모로 잡혀서는 안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