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검찰 소환을 ‘전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사법적 게임이 아니라 힘의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전쟁에선 힘이 정의다”라면서 “(이 대표의 검찰 소환은) 원래 사법적인 게임으로 사실과 증거에 따라서 기소하고 변호하고 그에 대해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 이것을 합법적으로 풀려면 몇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민주당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지 않는다는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인 직권남용, 뇌물수수, 제3자 뇌물죄 등의 법률을 폐기하라고 했다.
그는 “억울하다면 검찰 조사를 받아 혐의를 벗으면 되지 이것을 전쟁이니 탄압이니 얘기하는 게 우습다”고 비꼬았다.
그는 “개인적 문제로 처리해야 할 것을 앞으로 당이 나서 사법적인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로, 사법의 평범한 일상을 전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민주당이 ‘야당 대표의 정치적 발언을 사법적 판단에 넘기겠다, 황당하다’고 했다. 이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이야말로 진짜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다”며 "용도변경 대신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 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등의 발언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적용, 이 대표를 오는 6일 소환할 예정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며 “사정 기관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묻지마 소환’을 자행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사건 등은 줄줄이 무혐의 처분하면서 야당 대표의 정치적 발언은 사법적 판단에 넘기겠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진 전 교수는 “이게 야당 대표의 정치적 발언이냐”며 “(이 대표가) ‘국토부에 백현동 인가를 내줄 때 강요받았다’고 한 건 거짓말이다. 이것을 정치적 발언에 대한 표현의 자유 탄압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계속 국민이 듣게 될 것”이라며 “이는 조국 시즌2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때 얼마나 피곤했는가, 또 시작이다”라고 지적했다.
검찰 소환이 ‘전쟁’이라는 이 대표 측 표현은 최측근인 김현지 보좌관이 보낸 문자에 담긴 것이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고 적힌 김 보좌관의 문자를 보는 이 대표의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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