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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이후…오히려 돌고래들이 위험하다 [지구용]

'우영우' 드라마 이후 울산·제주 고래류 선박관광 이용객 폭증

사냥·번식활동 방해, 부상 위험도…"대정읍 보호구역 지정해야"

사진=에이스토리, 그래픽=박희민 디자이너




얼마 전에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말이에요. 논란이 분분한 에피도 있었지만 막장 한드에 지친 에디터들에겐 의미가 컸거든요. 그리고 우영우가 좋아하는 고래가 그저 판타지로 대상화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고래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어요.(ex. 우영우의 돌고래 시위 장면,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이란 대사 등)

그런데 이게 무슨 일...드라마를 어떻게 본 건지 우영우를 계기로 고래 선박관광이 그렇게 늘었다는 거예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걸까요? 우영우가 이 사실을 알면 정말 비통해할텐데 말이에요. 정말 그런지 확인해 보려고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공동대표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제주도 돌고래 하면 이 분이거든요.

제주 돌고래 관광선은 연일 매진


대표님은 “정말 심각하다”고 하시더라고요. “하루에 관광선 운항 횟수가 20회 이상이고, 드라마 전에는 한 척에 이삼십명 정도 관광객이 탔다면 지금은 사오십명쯤 배가 꽉꽉 찬다”는 거예요. 대표님도 에디터도 깊은 한숨...제주도에서도 돌고래 선박관광이 제일 활발한 곳이 대정읍인데, 여기에만 선박관광 회사가 세 군데 있고 요즘 연일 매진이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대요. 울산도 마찬가지예요. 8월 1~15일 사이에만 관광객 4924명(19회 운항)이 울산 앞바다 고래관광선을 탔는데, 지난해 전체(6472명, 65회 운항)의 76%나 된다는 거예요.

/핫핑크돌핀스


(돌)고래들은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어요. 용사님이 사는 동네에 거대한 트럭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굉음을 내며 돌아다닌다고 상상해 볼까요? 괴롭겠죠. 게다가 ‘선박 관광’이니까 돌고래를 더 가까이서 보겠다고 쫓아다녀요. 아예 제트스키나 모터보트를 타고 돌고래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고요. 그러다가 충돌하면? 돌고래들은 엄청난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겠죠. 실제로 8월 4일에는 핫핑크돌핀스가 지느러미가 잘린 남방큰돌고래(위 사진)를 목격했대요.

충돌하지 않더라도 문제예요. 돌고래들은 끊임없이 위협당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고, 공동 사냥에 방해를 받아 충분히 먹이를 찾지 못할 수도 있고, 휴식과 사교활동(돌고래 지능은 70~90, 초음파를 이용해 서로 활발하게 교류)도 망가질 테고요.

귀여우니까 구경하러 간다, 귀여우니까 만지고 먹이주기 체험을 한다...이런 일들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난 27일 오후 6시 25분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목격된 돌고래 선박관광들. 해수부 규정을 어기고 동시에 4대나 출몰해서 돌고래들을 괴롭혔대요. /사진=핫핑크돌핀스


감시보다 확실한 방법, 보호구역 지정


해양수산부랑 제주도가 올해 초부터 ‘선박관광감시단’이란 걸 운영하긴 해요. 10명가량의 감시원이 직접 돌고래 관광선박에 탑승해서 너무 가까이 붙지는 않는지 등등 위반사항을 점검하죠. 올해 총 60회 정도 감시 활동을 했대요. 그런데 그냥 문제점만 지적하는 수준이라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는 조 대표님의 말씀. 그리고 지금 국회에 발의된 ‘해양생태계법’에는 돌고래 관광 규정을 위반한 업체에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걸로 될까요?

그래서 조 대표님은 “정부가 나서서 돌고래, 특히 새끼 돌고래가 많고 선박 관광이 성행하는 대정읍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니까요.

용사님들도 힘 보태주세요. 해양수산부 국민정책제안 메뉴국민신문고에서 제주 대정읍 보호구역 지정, 돌고래 선박관광 금지를 적어주세요. 간단히 인증만 하면 누구나 제출 가능..!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년에 지구용 레터에서도 다뤘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마지막 생존 벨루가, 벨라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롯데월드는 3년 전에 벨라를 야생방류적응장(생추어리, 바다로 돌아가기 앞서 각종 적응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미뤄지고 있어요. 국내에는 갈 만한 적응장이 없어 해외로 보내는 거니까, 쉽지는 않겠지만 너무 미뤄진 데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벨라는 여전히 좁은 수족관에서 매일같이 전시당하고 있어요. ('7살 아이같은 지능, 7년째 갇혀 있어요' 다시보기)

그래서 핫핑크돌핀스 분들&자원자 분들이 다시 롯데월드 입구에서 릴레이 1인 시위 중이에요. 고래를 아끼는 누구나 신청 가능(인스타 둘러보기)하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P.S-우리나라에 감금당한 고래 친구들

수족관은 고래들에게 감옥이란 우영우의 말 기억하시나요? 바다에서라면 수십년을 살 녀석들이 수족관에선 몇년만에 죽어나가요. 고래류의 덩치를 감안하면 화장실 만한 공간에 갇혀 살다 죽는 셈이에요. 수족관은 고래 학대의 현장이에요. 핫핑크돌핀스가 만든 ‘전국 감금 현황’ 덧붙일게요.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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