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경제 규모가 독립 후 75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을 넘어섰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올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명목 기준 8547억 달러를 기록하며 영국(8160억 달러)을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1분기 GDP 수치를 당시 미 달러 환율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분기 기준이기는 하지만 인도의 GDP가 영국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과 중국·일본·독일에 이어 1분기 경제 규모에서 전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인도의 역전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인도의 GDP는 2007년 기준 영국에 2조 달러가량 뒤처져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인도가 3조 1780억 달러, 영국이 3조 1880억 달러로 차이가 불과 100억 달러까지 좁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 1분기 인도 경제가 4.1%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영국은 0.8%로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며 결국 역전이 이뤄졌다.
현재로서는 영국의 재역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블룸버그는 “영국은 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와 경기 침체 위험에 직면한 반면 인도 경제는 올해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2분기에는 인도의 GDP 성장률이 13.5%에 달한 반면 영국 경제는 명목 기준 1%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을 적용하면 오히려 0.1% 감소했다. 게다가 최근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인도 루피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인구수를 고려한 1인당 GDP는 여전히 영국이 인도를 압도한다. 인도 민간 은행인 코탁마힌드라은행의 우데이 코탁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서 “인도가 제5의 경제 대국이 되며 영국을 이긴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면서도 “1인당 GDP는 인도가 2500달러인 반면 영국이 4만 7000달러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와 영국의 인구는 각각 12억 9000만 명과 6000만 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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