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으로 세력을 키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제주에서 500km, 부산에서는 800km 거리까지 북상한 가운데 유희동 기상청장이 힌남도에 대해 "경로가 의미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라고 분석했다.
유 청장은 4일 밤 전파를 탄 KBS1 뉴스에 나와 "이번 태풍 같은 규모와 세기에 있어서는 지금 태풍의 경로가 동쪽이냐, 서쪽이냐 하는 논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유 청장은 "워낙 크고 강력한 태풍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나 무조건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힌남노가 상륙하는 경남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중부지방도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등 태풍의 영향이 있을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이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태풍이 지나가는, 길어야 12시간 동안은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모든 대비를 해달라"며 "안전한 곳에 계시고 위험에 조금이라도 덜 노출이 되셨으면 좋겠다. 그 점은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5일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이날 오전 3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550km 해상을 통과했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35hPa과 49㎧로 강도는 '매우 강'이다.
태풍 중심과 국내 지점과 거리는 제주 530㎞, 경남 통영시 730㎞, 부산 800㎞, 경북 포항시 890㎞, 울릉도 1100㎞다.
시속 22㎞로 북상 중인 힌남노는 이날 오전 9시 서귀포 남남서쪽에 이른 뒤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틀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힌남노는 오는 6일 오전 3시 서귀포 북동쪽 100㎞ 해상까지 '매우 강' 상태를 유지하면서 북동진 한 후 아침 경남남해안에 접근, 상륙하고 오전 9시 부산 북북동쪽 80㎞ 지점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전국적으로 100∼300mm의 폭우가 내리겠고, 특히 제주도에는 600mm 이상, 남해안에도 4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5일부터는 전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겠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 전역과 제주도 앞바다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6일 태풍이 근접할 때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초속 60m 이상의 관측 사상 가장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됐다.
초속 10m의 바람이 불면 우산을 들고 있기가 어렵고, 초속 20m가 되면 걷는 것도 힘들어진다. 초속 40m의 바람에는 건장한 남성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걸음도 옮기지 못한다. 초속 60m 정도면 철탑이 골리앗 크레인이 쓰러지거나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질 정도의 위력이다.
기상청은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태풍과 만조 시각이 겹쳐 최대 10m 이상의 높은 폭풍 해일이 일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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