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5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 개정을 통한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준비를 마쳤다. 기존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한 비대위원들 역시 일괄 사퇴하며 새 비대위 출범에 힘을 실었다. 당은 법원이 지적한 당의 ‘비상 상황’에 대한 유권해석 절차도 거친 만큼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상임전국위를 열어 현재 당이 비상 상황이라는 유권해석과 함께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전국위 소집 요구안을 의결했다. 앞서 개최된 전국위에서는 당헌 96조의 비대위 전환 요건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당헌 개정안에 대한 의결도 끝마쳤다.
윤두현 전국위 의장 직무대행은 상임전국위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전국위원들은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이 비대위 설치 요건에 해당하고 설치의 필요성도 있다고 해석하고 판단했다”며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말했다.
상임전국위의 의결에 따라 국민의힘은 8일 비대위 설치,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를 소집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국위가 열리는 8일 오전 또는 전날인 7일 오후쯤 새 비대위원장 후보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헌 개정과 함께 기존 비대위원들까지 총사퇴하며 비대위 출범을 위한 요건도 모두 갖췄다. 당헌 개정안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등 궐위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내대표, 최다선 의원 순으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는 항목이 신설됐다.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직에서 물러나며 다시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고 비대위 전환 결정과 새 비대위원장 지명까지 맡게 된 것이다.
새 당헌 개정안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에 관한 규정을 추가해 비대위 존속 기간 등도 구체화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법적으로 사실 의미는 별로 없는 상황인데 오늘 이전에 있었던 당헌·당규상 있었던 비대위 상황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비대위 사령탑에는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재선출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원내대표직 등 당 통합 능력이 검증된 주 전 위원장이 다시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것이 적합하다”며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새 비대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는 비대위원들이 일괄 사퇴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에 따라 추가 가처분 신청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14일로 예정된 심문 결과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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