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협에서 잇단 무력 도발을 벌여 온 중국이 러시아와 공동으로 일본 홋카이도 인근 해상에서 기관총 사격 훈련을 벌였다. 일본에서 ‘중국은 안보 위협’이라는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일본 언론들은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를 인용해 이달 3일 중국 구축함과 프리깃함, 보급함 각각 1척씩 총 3척과 러시아 해군 소속 프리깃함 3척이 홋카이도 서부 카무이곶에서 서쪽으로 약 190㎞ 떨어진 해역에서 합동 훈련을 벌였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들 군함이 기관총 사격을 실시하는 등 훈련을 한 뒤 4일 오전 오호츠크해 쪽으로 빠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중·러가 사격을 한 해역은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이라 일본 정부는 공식 항의를 하지 않았다. 다만 마쓰노 히로이치 관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1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시작된 러시아 주도 다국적 군사 연습인 ‘보스토크(동방)-2022’ 일환이다. 앞서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이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중국 해군 최신예 055형 구축함인 난창함과 미사일 호위함인 옌청함 등이 훈련에 참가한 것이 확인됐다.
중국 국방 전문가들은 동방 훈련을 마친 중국과 러시아가 곧바로 일본 해상을 순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일본 열도를 한 바퀴 돌다시피 하며 일본을 위협한 바 있는데, 올해도 비슷한 ‘무력 시위’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발사한 탄도 미사일 중 5발이 일본 EEZ 내에 떨어지는 등 일본에 대한 중국의 군사 압박은 날로 커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북한보다 중국이 더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