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의 탑승을 거부하고 버스를 출발시키려다 그 승객의 발이 다쳤다는 이유로 경찰이 버스 기사의 운전면허를 취소한 것은 잘못이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울산지법 제1행정부는 A씨가 울산광역시경찰청장을 상대로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울산 동구 전하시장 버스정류장 앞 도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를 타려는 B씨의 승차를 거부하며 버스를 출발시켰다.
그러던 중 버스 앞문이 닫히면서 B씨의 발이 끼었고, 이를 몰랐던 A씨는 약 5m 정도 계속 버스를 몰았다. 이 사고로 B씨는 발목 등에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경찰은 B씨에게 상해를 입히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도로교통법을 적용해 A씨의 제1종 대형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법정에서 피해자가 다친 사실을 모른 채 현장을 떠났다며 운전면허 취소는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는 인정되나 상해 정도가 가볍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기소유예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버스 앞문이 닫히기 직전 뒤늦게 피해자가 왼발을 올려놓아 문에 끼인 상태가 됐다"며 "당시 원고의 운전석에서는 탑승 계단의 맨 아랫부분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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