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존립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주민입니다.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울산의 중심인 ‘종갓집 중구’ 브랜드를 반드시 되찾겠습니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은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구는 산업수도 울산의 모태이자 위대한 울산의 오늘을 있게 한 명실상부한 울산의 중심지”라며 “원도심이 처한 위기를 기회를 만들어 중구의 미래 경쟁력을 견인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구에서 의장을 포함해 4선 구의원을 지낸 김 구청장은 지역사회 전문가로 꼽힌다. 그가 진단한 중구의 가장 큰 과제는 상권 쇠퇴와 인구 감소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있지만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손님보다 장사하는 상인들이 더 많다. 한때 25만명에 달했던 인구는 21만명으로 줄었다.
김 구청장은 “신도시로 조성된 울산 남구와 북구에 비해 원도심인 중구는 길이 좁고 골목이 많고 건물은 오래됐다”며 “불편한 부분을 개선해 경쟁력으로 바꾸고 문화관광산업을 육성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중구는 문화관광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먹거리단지를 특화해 주변 상권과 연계하고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해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태화강국가정원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여행은 울산에서 하고 숙박은 경주에서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가까운 울산 원도심에 전국 버스킹 축제를 열고 청년 특화 야시장을 운영하는 등 차별화한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수제 맥주 골목 브랜드인 ‘낭만 브로이’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관광산업에 앞서 중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김 구청장의 판단이다.
그는 “중구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낙후된 구 시가지의 재개발 사업이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며 “주거, 상업, 유통, 학교 등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또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구에서는 내년에 결실을 맺는 재개발 사업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이 조합 내부 갈등과 시공사의 이권 다툼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개발제한구역이 전체 면적의 47%를 차지해 도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김 구청장은 “현재 개발제한구역법은 도입초기와 현재의 도시 환경이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경직된 논리를 적용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도시 팽창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를 만들어 놨다면 인구가 줄어드는 지금은 정주 여건을 대폭 개선 할 수 있는 시설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구의 개발제한구역 대부분은 가로로 길게 뻗은 혁신도시와 접해 있다. 장기적으로 혁신도시 배후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을 활용해 의료와 상업, 교육 등의 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앞서 274만㎡(약 83만평)을 풀어서 혁신도시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버금가는 규모로 배후에 있는 그린벨트를 풀어서 혁신도시를 더 키워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민선 8기 구정 목표를 ‘누구나 살고 싶은 종갓집 중구’로 정했다. 그는 “중구를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구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도시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중구를 울산의 대표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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