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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예술인 그린 창작뮤지컬 풍성

김환기·이상 아내였던 김향안 삶

'라흐헤스트' 11월 13일까지 선봬

러시아 천재적 작곡가 인생과 음악

'안나, 차이코프스키' 관객과 소통

女작가 허락않던 19세기 英 배경

'브론테'서 세자매의 이야기 다뤄


대극장 흥행작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 예술적 창조성을 불어넣는 존재는 대학로 중소형 극장 중심으로 움직이는 창작뮤지컬이다. 최근 실존 예술인들의 삶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든 뮤지컬들이 비슷한 시기 무대에 올라 이목을 끌고 있다.

뮤지컬 ‘라흐 헤스트’ 포스터. 사진 제공=홍컴퍼니




6일 개막하는 ‘라흐 헤스트’는 작가 이상의 아내이자 김환기 화백의 아내로 알려져 있기도 한 김향안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 예술 이야기를 담아낸다. 제목도 김향안의 글 중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Les gens partent mais l’art reste)’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작품은 20살 당시 이상을 만나 사랑에 빠졌던 시간과 세월이 흘러 김환기 화백을 만나 여생을 함께 했던 시절을 역순으로 교차하는 구성으로 전개된다. 2020년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 지원작으로, 기획개발 과정에서 재단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환기재단·환기미술관의 저작권 후원에 따라 김환기 화백의 작품세계도 엿볼 수 있으며, 이상 시인의 작품 구절을 곳곳에 인용해 문학성도 높였다. 11월 13일까지 드림아트센터 2관.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 캐스팅 포스터. 사진 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지난 3일부터 공연 중인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전설적 음악가 차이코프스키의 삶과 음악을 그린 작품이다. 그의 대표작인 오페라 ‘오네긴’의 서사 구조를 일부 인용하기도 했다. 작품은 서유럽 음악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러시아 민족의 색을 입힌 음악을 만들어낸 차이코프스키, 문학잡지 편집장인 안나가 만나 음악과 문학을 통해 교감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중 처음으로 9인조 오케스트라를 기용한 점이 특징적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발레곡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교향곡 ‘겨울날의 환상’ ‘비창’ 등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작을 풍부한 사운드로 전한다. 최근 50·6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던 가곡 뮤지컬 ‘첫사랑’의 오세혁 극작가 겸 연출가, 이진욱 음악감독의 신작이다. 10월 30일까지 유니플렉스 1관.

뮤지컬 ‘브론테’ 포스터. 사진 제공=네버엔딩플레이


역시 3일 개막한 ‘브론테’는 여성이 글을 쓰는 게 허락되지 않았던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 배경의 여류 작가 샬럿·에밀리·앤 브론테 세 자매 이야기다. 세 자매는 여성 작가에 대한 편견을 피하기 위해 남자 이름으로 필명을 만들어 함께 시집을 내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필명으로 각자 작품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작사인 네버엔딩플레이는 “가난한 목사의 딸로 태어나 죽음과 병이 더 가까웠던 우울한 삶이었지만,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던 자매의 삶으로부터 출발해 상상을 더해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소설 ‘제인 에어’로 자매들 중 유일하게 생전에 인정을 받았던 샬럿, ‘폭풍의 언덕’을 쓴 예민한 감성과 터프한 야성을 겸비한 에밀리, 외유내강의 앤 등 셋의 삶이 교차한다. 11월 6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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