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신규 개발 사업과 연계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6일 부동산 시행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이자(선순위 기준)는 연이율 8.0~9.0%로 치솟았다. 올해 1~2월만 해도 연이율 5.1~5.4% 수준이었던 데서 1.8배 가까이 뛴 것이다. 4.5%대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2배가 됐다. 후순위 대출일 경우 낮게는 연이율 15%, 높게는 17%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중견 시행사 대표 A 씨는 “연 17%라도 대출을 해주겠다고 하면 고마울 지경”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곳이 늘었고 결과적으로 대다수 금융기관이 PF 대출을 새로 집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미래에 발생할 분양 수입금과 매각 대금 등을 상환재원으로 하는 PF 대출의 특징을 고려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였고 그 결과 차주인 시행사와 책임 준공을 약속한 시공사에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789억 원이었던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은 올해 1분기 1968억 원으로 급증하는 등 금융권까지 위기가 확산될 조짐이다.
일부 시행사들은 최고 연이율 17%을 내건 대출 조건에도 자금이 유입되지 않자 신규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고 비상 경영 체계에 돌입했다. 부동산 PF 시장의 ‘돈맥경화’가 계속 이어질 경우 이르면 연말께 일부 시행사의 기한이익상실(EOD·디폴트) 선언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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