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취임 104일 만에 수석급 교체를 단행하고 121일째인 이날 비서관급 중폭 개편, 대대적인 행정관급 쇄신으로 조직 진단을 마무리했다. 대통령의 측근인 검찰 라인은 쇄신 대상에서 제외돼 반쪽 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비서실 조직 개편과 인사가 조금 있었다”며 1차 개편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시민사회수석실에 있던 디지털소통비서관을 홍보수석실로 이관하고 종교다문화비서관실을 사회공감비서관실로 변경하기로 했다. 홍보수석실에 해외홍보비서관을 신설하고 외신비서관을 겸직하도록 했다. 이 자리에는 강인선 대변인을 발령 냈다. 대변인실은 당분간 이재명 부대변인 체제로 운영된다. 대신 천효정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부대변인으로 추가 선임됐다.
공석이었던 정무1비서관에는 전희경 전 의원, 정무2비서관에는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이 내정됐다. 정무1비서관은 대국회 업무를, 2비서관은 정무기획 분야를 맡는다. 국민제안비서관에는 정용욱 국무총리실 민정민원비서관이 각각 임명됐다. 시민소통비서관과 사회공감비서관은 기존 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직무대리로 임명됐다. 역량 부족을 지적받아온 정무와 홍보·시민사회수석 산하 비서관급 인사와 역할이 대거 조정된 게 이번 인사의 포인트다.
행정관급은 상급자인 수석과 비서관의 평가 등에 따라 50여 명에게 사직을 권고했다. 이들은 의원면직 형식으로 대통령실을 사실상 떠난다. 정치권 출신 행정관들이 대통령실 내부 문건을 유출하는 등 비위가 발각되자 대거 밀려난 것이다.
윤 대통령은 121일 만에 1차 인적 쇄신을 마쳤다. ‘광우병 사태’를 겪은 이명박 정부(117일) 수준이다. 다만 이번 인적 쇄신에 대해 최종 책임이 있는 수석급이 아닌 비서관급과 실무자인 행정관급에 집중됐다는 비판도 있다. 비서실장과 수석 전원이 교체된 이명박 정부의 1차 인적 쇄신과는 대조적이다. 또 윤 대통령의 검찰 측근들이 있는 인사와 총무 라인은 쇄신의 바람이 닿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적 쇄신은 정치적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대통령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능률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여 국민에게 최선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포인트를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석급에 대한 추가 인적 쇄신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한 ‘기회는 드릴 수 있지만 보장은 해줄 수 없다’고 말을 인용해 “쇄신은 늘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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