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의전 연출을 비교하며 “용산(대통령실)의 비서관들은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며 대통령실 보좌진을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이 군용점퍼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윤 대통령이 민방위복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위·아래로 나란히 비교하며 “제발 프로페셔널을 쓰라”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이 페이스북에 인용한 언론 보도 사진에는 지난해 10월 1일 이름과 봉황 문양이 새겨진 직함이 붙은 공군 점퍼를 착용하고 국군의날 행사에서 경례를 하고 있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다.
윤 대통령 사진의 경우, 전날(7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참사가 벌어진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 윤 대통령이 민방위복을 착용하고 방문한 모습이 담겨 있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입은 민방위복의 표찰이 대통령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오른쪽 팔에 부착된 표찰에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대통령’이라는 세 글자만 새겨져 있다.
탁 전 비서관이 대통령 관련 행사나 메시지 전달에 있어 용산 대통령실의 역량을 비판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달 1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여러 사람들이 현직 대통령이나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미지 디렉팅이 최저 수준”이라며 “이건 기술이기 때문에 전문가를 쓰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자꾸 아마추어를 쓰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냐면 (대통령의 행보가) 진지하게 보이지 않는다”라며 “사진도 사진이지만 카피, 구도 그리고 이 모습 자체가 신뢰감을 주고 위기를 해결하겠구나 이런 것을 느낄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프로페셔널을 안 쓰면 진지해보이지 않고 진지해보이지 않으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라며 “신뢰가 가지 않으면 똑같은 말을 해도 사람들이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특히 탁 전 비서관은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이 ‘청와대 졸속 이전’에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탁 전 비서관은 “(이런 문제는) 전부 청와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벌어진 문제”라며 “청와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지금까지 누적된 경험의 결정체다. 예를 들어 만찬 하나를 해도 만찬에서 대통령이 어디에 서야 가장 안정감 있고 그 때 조명은 어느 각도에서 치는지 이런 것이 오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것을 일체 하지 않고 새 공간에서 하려고 하니 놀라운 기술이나 감각이 있으면 모르지만 그것을 갖추기 쉽지 않다”라며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하려다보니 얼토당토 없는 그림, 이미지, 상징성 없는 것들이 자꾸 눈에 띄는 게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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