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며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계약자 전원에게 현금 100만 원을 제공하는 단지가 등장했다. 이전에도 추첨을 통해 명품 가방이나 수입차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분양 현장은 있었지만 사실상 ‘분양가 할인’이라 할 수 있는 캐시백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얼어붙은 분양 시장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라인건설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에 조성되고 있는 오피스텔 ‘천안아산역 이지더원(아산배방지구 6-3블록 업무 시설)’ 계약자에게 현금 100만 원 또는 가전(스타일러)을 지급한다. 라인건설은 또 계약자에게 유리하도록 계약금 지불 조건도 새롭게 내걸었다. 지난해 12월 분양을 개시했을 때는 계약금(분양가의 10%)을 계약 후 30일 이내에 내도록 했지만 분양가의 5%만 계약 때 지불하고 나머지 5%는 무이자로 잔금을 치를 때 정산하도록 변경한 것이다.
이곳은 라인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아 진행하는 이른바 ‘자체 사업장’이다. 분양 당시 KTX 및 SRT 천안아산역과 수도권 1호선 아산역에서 가깝고 대규모 택지개발구역에 세워지는 고층 오피스텔로 관심을 받았다. 인근 지역의 공인중개사들은 회사가 보유한 미분양 물량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이 같은 조건을 내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계약자에게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분양 마케팅은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하남시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계약자 한정 추첨을 통해 BMW 미니 쿠퍼 5도어 클래식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해당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물량이 남은 이곳은 공식 홈페이지에 관심 고객으로 등록한 뒤 계약을 체결하면 황금 열쇠 1돈(28만 원 상당)을 증정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 ‘동탄푸르지오 시티 웍스’도 모델하우스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벤츠 등의 자동차와 와인, 가전제품 등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 칠곡군의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전남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은 샤넬 핸드백을 경품으로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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