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과 우리를 위한 결정입니다."
A공공기관의 한 직원이 폐쇄회로(CC)TV를 많이 설치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A기관은 94개 건물(지사, 병원)에 CCTV를 2549대나 설치했다. 본부 기준으로는 72대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해 여러 지역의 설치 현황을 보면 B지사의 경우 CCTV를 60곳 넘게 설치했다. 20곳을 넘는 지사가 대부분이다. A기관은 CCTV를 설치하기 전 사전에 공지와 담당자 연락처를 공개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법 상 문제 없이 운영한다. CCTV를 많이 설치한 이유가 눈길을 끈다. A기관 직원은 "보험금 수령 업무 특성상 직원들이 많은 민원인을 만난다"며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데 대해 격분해 흉기를 들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다만 그는 "모든 민원인이 과격하다는 선입관이 생길까봐 조심스럽다"며 "직원들이 걱정할 일이 몇 차례 반복되다보니 CCTV 설치 대수도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직사회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공공행정이 흔들리는 상황이 될지 우려를 키운다.
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4월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은 29.2대 1을 기록했다. 30년 만에 최저다. 한때 100대 1을 넘던 경쟁률이 30대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공직사회에서는 예정된 결과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야근이 일상이다. 상명하복식의 경직된 관료제는 최근 청년 문화와 맞지 않는다. 청년들은 일과 생활을 분리하고 불합리한 지시를 거부하는 세대로 평가받는다. 세종 D부처 공무원은 "젊은 직원들이 많이 떠난다"며 "이렇게 일하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더 이상 (젊은 직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5급 이하 공무원 내년 임금을 1.7% 인상하기로 하면서 공직사회의 불만이 커진 분위기다. 민간기업, 코로나19 사태 동안 급격히 늘어난 업무와 비교할 때 제대로 된 임금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1.7% 인상안을 내년도 공무원 9급 1호봉 급여로 적용하면 171만원선으로, 실수령액은 160만원 내외로 추정된다. 내년 최저임금(월 기준) 201만580원 보다 40만원 가량 낮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공공기관이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전제 아래 인원과 재정 감축에 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결성한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는 지난 달 30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은 공공성 파괴 정책"이라며 "공공서비스를 축소하면 국민 피해가 커진다"고 밝혔다. 7%대 인상을 요구해 온 공무원 노조는 집회 등을 통해 임금 인상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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