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동남부 전선에서 영토 수복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며칠 동안 하르키우주, 헤르손주에서 러시아에 점령된 마을 수십 곳을 되찾았다. 반년 동안 러시아군에 점령됐던 핵심 도시 바라클리아도 포함됐다. 바라클리아는 우크라이나가 지키고 있는 하르키우와 남부 이지움 사이에 있는 요충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이 도시의 탈환 사실을 알렸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이 건물 옥상에서 "러시아 점령군이 철수했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다른 요충지인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를 향해 48㎞ 넘게 진격한 상태다. 쿠피안스크는 전쟁 전 인구 3만여명의 도시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보급과 이동을 떠받치는 주요 육로와 이어진다. 만약 이 물류 요충지의 통제권도 우크라이나군에 넘어가면 러시아군은 남쪽에 있는 이지움에 고립되게 된다.
WSJ은 우크라이나군의 기습으로 올린 이 같은 성과가 서방의 군사 지원으로 영토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이번 진군이 올해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다가 철수한 이후 가장 큰 반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이 쿠피안스크를 수일 내 탈환하리라고 예상하면서 이렇게 되면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이지움으로 이어지는 지상 보급선이 심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도 이날 "이지움 주변에 있는 러시아군은 점차 고립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우크라이나군은 쿠피안스크를 위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쿠피안스크를) 장악하면 (도시가) 돈바스 전선의 보급로에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러시아 측은 쿠피안스크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자국군이 도시를 통제하고 있고 도시를 뚫고 들어온 우크라이나군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꾸준한 서방 군사 원조에 힘입어 동남부 전선에서 뚜렷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에서 마을 30여 곳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방향으로 장갑차와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ISW는 우크라이나 전과에 대해 "러시아 정보시스템에 균열이 발생하고 러시아군 지휘부에 대한 신뢰가 약화한다"고 평가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우크라이나군 성과를 짚으며 전쟁이 결정적 시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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