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27)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첫 우승을 놓쳤음에도 낙담하지 않았다. 앞으로 더 중요한 1년이 남았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11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의 고마CC(파71)에서 열린 제38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 원)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친 김시우는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3타 차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시우는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 1개를 잡아내며 역전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하지만 14번 홀(파4)이 문제였다. 두 번째 샷이 헤저드에 빠져 더블 보기를 기록해 한 번에 2타를 잃었다. 이어진 15번 홀(파3)에서도 1타를 잃어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김시우는 “당연히 우승을 생각하고 출발했고 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샷은 나쁘지 않았는데 아이언의 거리감이 조금씩 안 됐다. 확실히 붙여주는 샷이 없었다”고 최종 라운드를 돌아봤다. 우승권과 멀어졌지만 포기는 없었다. 17번 홀(파5)에서 버디, 18번 홀(파4)에서 이글을 낚아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시우는 “우승을 못해 아쉽지만 끝에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를 잘했던 게 중요했다. 기쁘게 마무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시우는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의 남자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준비한다. 김시우는 “프레지던츠컵이 2주 정도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으로 돌아가서 일주일간 휴식을 취한 뒤 프레지던츠컵을 잘 준비할 것”이라며 “인터내셔널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과 조조 챔피언십, 더 CJ컵까지 참가한 후 휴식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시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바꿨다. 지난달 말 프레지던츠컵 사전 미팅에서 애덤 스콧(호주)에게 조언받은 후 롱퍼터를 꺼내 들었다. 이번 대회가 끝난 후에도 롱퍼터를 사용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퍼터는 항상 못해왔기 때문에 딱히 오늘이 안됐다고 신경 쓰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도 많이 좋아질 수 있을 것 같고 올 시즌까지 해보고 안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할 것 같다”고 답했다.
2013년 PGA 투어에 데뷔한 김시우는 어느덧 베테랑 반열에 올라섰다. 임성재(24)와 김주형(20) 같은 후배들도 늘어났다. 김시우는 “PGA 투어에 온 지 7~8년이 됐는데 루키였을 때와 비교해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며 “매년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고 우승 스코어도 높아지기 때문에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올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오지현(26)과 결혼을 앞둔 김시우는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1년을 앞두고 있다. 김시우는 “선수로서 프로에 와서 안 중요했던 시즌이 없었던 것 같다. 오프 시즌 때도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연습도 해놔야 한다. 더 중요하다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고 해오던 대로 부상만 당하지 않게 컨디션 관리를 잘한다면 더 좋은 일이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지현과의 결혼 준비에 대해서는 “제가 준비를 해야 했는데 미국에 있으면서 하지 못해서 지현이가 대신 많이 해줬다”며 “10월에는 한국에 잠깐 들어와 웨딩 사진도 찍을 예정이다. 그때는 제가 도와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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