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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연극은 소명, 생명과도 같아…마지막이라 말하고 싶진 않다"

■연극 '두 교황' 배우 신구

86세에도 매일 연습·메모 반복

'자진 퇴위' 베네딕토16세 맡아

"하고싶은 것 하면서 최선 다할 뿐"

배우 신구가 지난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두 교황’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콤




“자연인으로서 한계는 느껴요. 연극을, 특히 대작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굳이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고 내세우고 싶지는 않아요. 건강이 따르고 기회가 있다면 참여할 생각이 있는데 사람 일은 모르지요.”

배우 신구가 지난 달 30일부터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두 교황’에 베네딕토 16세 역할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그의 마지막 도전이 아니냐’고 예상했다. 올해 86세의 고령인데다, 3월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하다가 건강 악화로 입원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8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이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그는 “올해로 연기 인생 60년이라는데 지나고 보니 다 어제 같고 새로 시작하는 것 같다”며 “건강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두 교황’은 자진 퇴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현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베네딕토, 프란치스코 두 사람의 2인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은 집중력과 에너지가 든다. 제작사인 에이콤 측에 따르면 신구는 개막 전 폭염에도 거의 매일 연습장에 나왔으며, 대본에는 메모가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빼곡했다. 신구는 “‘라스트 세션’이나 이 작품이나 선뜻 욕심이 나서 출연하기로 했는데 막상 대본을 보니 너무 어려워서 고민이 많았다”며 “연습으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두 교황’에 출연한 배우 신구(왼쪽), 정동환의 모습. 사진 제공=에이콤


신구는 “연극을 일종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말할 만큼 연극무대에 각별한 의미를 둔다. 그는 “이게 무슨 음식처럼 좋아하고 말고 그런 게 아니다”며 “예를 들면 생명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본인을 비롯해 이순재·박정자·오영수 등 원로 배우들이 대거 무대에서 주목 받는데 대해서는 “살다 보니 원로라 그러는데, 나이가 이렇게 됐는지 새삼스럽다”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밖에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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