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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다시 날아오른 송골매…"기적같은 시간"

■재결성 전국투어 '열망' 첫 공연

2시간40분동안 히트곡 27곡 선사

전성기 못지않은 무대에 5060 열광

11월까지 부산·대구 등 공연 이어가

밴드 송골매의 배철수(왼쪽)과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단독공연 ‘열망’에서 막간을 이용해 멘트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1980년대의 전설적 밴드 송골매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재결성 전국투어 ‘열망’의 첫 공연을 마쳤을 때, 밴드의 두 축인 배철수와 구창모의 눈가는 이미 촉촉했다. 배철수는 마지막 앵콜곡을 앞두고 멘트를 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고, 구창모도 공연이 끝난 후 눈물을 훔쳤다. 송골매가 활동을 멈춘 지 32년만이었고, 두 사람이 함께 송골매의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 건 구창모가 밴드를 중도에 떠난 이래 무려 38년만의 일이었다. 이들은 공연 내내 “꿈인지 생시인지 얼떨떨하다”(배철수) “이런 무대를 기다렸다”(구창모)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고,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밴드 송골매의 프론트맨 배철수. 사진 제공=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송골매는 이날 약 9500명의 관객 앞에서 2시간 40분간 동안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세상만사’ ‘빗물’ ‘아가에게’ ‘하늘나라 우리님’ 등 27곡을 선사했다. 대형 화면에 3D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송골매가 비행하는 영상이 흐른 뒤, 배철수와 구창모가 청바지에 티셔츠·재킷을 입고 무대에 올라왔다. 두 사람의 하이파이브와 함께 콘서트가 시작했고, 주로 50·60대의 관객들은 20대 시절로 돌아간 듯 열광으로 화답했다.

송골매는 1980년대 한국적 정서가 강한 록 음악으로 한국 대중음악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78년 TBC 해변가요제에 나란히 출전했던 한국항공대 밴드 ‘활주로’와 홍익대 밴드 ‘블랙테트라’ 멤버들이 뭉쳐 만들었으며, 활주로 출신 배철수를 중심으로 1집을 낸 후 블랙테트라 출신 구창모 등을 영입해 전성기를 구가한다. 하지만 구창모는 1984년 4집 발매 직후 밴드를 떠나 솔로로 전향했고, 송골매는 1990년 ‘모여라’가 히트한 9집 이후 활동을 멈췄다.

밴드 송골매의 보컬 구창모. 사진 제공=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두 사람은 송골매의 히트곡과 솔로곡들에 얽혔던 이야기를 곁들이며 공연을 이어갔다. 구창모는 1991년 가수활동을 중단한 후 30여년만에 공연에 나섰음에도 원곡 그대로 소화하며 특유의 미성과 보컬을 선사했다. 흥분과 긴장 탓에 살짝 음정이 어긋나기도 했지만, 그는 “오랜만에 큰 무대에서 여러분을 만나니 심장박동수가 확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역시 30여년만에 기타와 마이크를 잡은 배철수도 투박한 듯 록과 어울리는 보컬을 들려줬으며, 1983년 KBS ‘젊음의 행진’ 당시 감전사고 이야기도 꺼냈다. 배철수는 “누가 마이크를 비뚤게 놔서 똑바로 놓으려고 잡았다가 감전이 된 거”라며 “동영상 사이트에 그 영상이 올라온 걸 봤는데, 10년 이상은 못 봤다”고 말했다.

앵콜곡 ‘모두 다 사랑하리’로 공연을 마무리하며 배철수는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기적같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구창모도 “이 시간이 영원히 가슴 속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속행했으며, 11월까지 부산·대구·광주·인천에서 전국투어를 이어 간다.

밴드 송골매의 배철수(왼쪽)과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단독공연 ‘열망’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밴드 송골매의 배철수(왼쪽)과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단독공연 ‘열망’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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