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초로 일본에서 개최된 제38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 원)은 대회를 공동 주관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아시안 투어 관계자는 물론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까지 찬사를 아끼지 않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오사카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할 수 있는 나라현 나라시의 고마CC(파71)는 40년 전 고(故) 이희건 전 신한은행 명예회장을 비롯한 재일동포 골프동호인들이 모국 골프발전 및 국제적 선수 육성을 취지로 신한동해오픈의 창설을 결정한 의미 있는 장소다.
이 전 명예회장의 손길이 녹아있는 고마CC는 신한동해오픈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6개월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대회 개막에 앞서 약 10억 원의 돈을 투자해 클럽하우스 내부 및 코스 이곳저곳을 다듬었다. 그 결과 메이저 대회 부럽지 않은 코스로 선수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시우(27)는 “코스 세팅이나 그린도 메이저 대회와 다름이 없었다”며 “좋은 환경에서 플레이해서 좋았던 일주일이었다”고 말했다.
신한동해오픈 대회조직위원회도 약 두 달 전부터 일본으로 건너와 대회를 준비했다. 매일 고마CC를 오가며 준비 사항을 꼼꼼히 체크했는데 이들의 목표는 ‘선수들을 위한 명품 대회를 만들자’는 것 하나였다. 고마CC 주변 숙소를 확보해 선수들의 예약을 도왔으며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공항에서 숙소, 숙소에서 대회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환경도 최고로 만들었다. 드라이빙 레인지를 두 곳에 마련해 선수들의 혼잡을 막았다. 연습 환경도 흠잡을 데가 없어 컷 탈락한 선수들이 주말에 연습장을 찾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추석 당일에는 연휴 기간 중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선수와 관계자 등을 위한 합동 차례상이 준비됐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추석 하루 전 일본 오사카의 쓰루하시 시장 한인 상점을 물색해 제수를 구했다. 아시안 투어에 자주 출전하는 문도엽(31)은 “추석에는 거의 대회장에 나갔던 것 같다”며 “차례상은 처음 봤다”고 주최 측 성의에 감사를 표했다.
대회 준비부터 지켜본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한 것을 보고 모두 놀라워하고 있다. 선수들은 물론 일본 내 관계자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신한동해오픈의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확인한 후 한국 내 다른 기업들도 일본에서의 대회 개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라=서재원 기자 jwse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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