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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대위도 위태위태” "이재명 수사 마땅"…추석 민심도 갈려

[추석 민심 향방은]

민생경제 뒷전에 野에도 쓴소리

李대표 기소엔 지지층서도 "털고 가야"

'김건희 특검'엔 "尹, 책임감 보여야"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한 어린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난 가운데 새 정부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거대 야당과의 강 대 강 대립 양상,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후 연이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이어 법원의 결정에 당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부분이 지적됐다.

서울경제가 추석 연휴 기간인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호남·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의 민심을 파악한 결과 “프로 같지 않다” “당 안팎으로 협치가 실종됐다” 등 새 정부와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가 심화하는 가운데 태풍 힌남노까지 겹치며 국민들의 삶에 부담이 가중된 것이 불안감을 키웠다.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추석 직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소 건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여론이 정국을 강타하는 등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재연되며 여야의 협치가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주요 민생 입법 역시 지연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역대 정권 때마다 추석 밥상머리 민심이 지지율의 변곡점으로 작용해온 가운데 이번 연휴 기간만큼은 여야 모두 승자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경북(TK) 등 여당의 텃밭에서도 민생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연휴 기간 지역 민심 파악에 주력했다는 대구 지역 여당 의원은 12일 서울경제에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애정 어린 격려가 많았다”면서 “민생경제가 심각하다, 경제를 좀 살려달라는 말씀이 많으셔서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의 당세가 우세한 부산 지역 거주자인 안 모(30대·남) 씨 역시 “윤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며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던 친구들도 하나같이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대선 당시 정치 신인이었던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인사 문제, ‘윤핵관’ 등 당내 갈등 상황 등을 겪으며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국정 운영에 대한 불안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됐다.

또 다른 주요 이슈였던 이 대표에 대한 검찰 기소에는 마땅한 수사라는 의견과 정치 보복이라는 여론이 엇갈렸다. 광주 지역 거주자인 박 모(60대·남) 씨는 “이 대표 기소는 중요한 게 아닌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한쪽으로 치우친 수사”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야당을 향한 표적 수사가 우선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지층 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부산 출신의 권 모(30대·여) 씨는 “(이 대표는) 이런저런 문제가 많은 것 같은데 왜 굳이 지금 당 대표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번에 깨끗이 털고 가지 못하면 이 대표도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야당이 이 대표의 불구속 기소에 맞서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 통과를 들고 나온 가운데 경찰이 김 여사의 허위 경력 등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점도 불씨를 키웠다. 호남 지역의 이 모(50대·여) 씨는 “태풍에 신경 쓰느라 (김 여사 이슈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굉장히 무책임했다”며 “수사를 해서 죄가 있으면 벌을 받겠다는 식의 책임감 있는 말을 해줘야 하는데 회피만 하는 것 같다”고 나무랐다. 여당 지지자인 서울 지역의 전 모(60대·여) 씨 역시 “김 여사에 대한 잡음이 너무 많아 아쉽다. 국정 운영에도 발목이 잡힌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여야는 이날 서로를 향한 책임 공방에 나섰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추석 민심 기자회견을 열고 “연휴 기간 많은 분들의 말을 들었다. 국민들이 말하는 추석 민심은 한마디로 불안이었다”며 “윤석열 정부에 대해 민생 뒷전, 정치 검찰 상전이라고 한다”고 정부를 겨냥했다. 반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민심 밥상’에서 주요 화제는 물가·취직·주택 등으로 분명히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정치를 가리키고 있었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정치의 핵심은 정쟁이 아닌 민생”이라며 야당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저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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