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200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반 빼앗겼던 ‘제2도시’ 하르키우를 되찾는 등 이달 들어 자국 영토를 3000㎢ 이상 탈환했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대대적인 반격전에 탄력을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말까지 러시아 군의 점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언한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서는 연일 전해지는 패전보에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동북부 전선에서 승리하며 “이번 달 탈환한 영토가 3000㎢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늘 서울 면적의 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8일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1000㎢라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3일 만에 수복 규모가 세 배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반격 작전이 신속히 진전된 것은 전날 하르키우주를 3분의 1 이상 되찾은 덕분이다. 러 국방부는 하르키우주의 핵심 요충지인 바라클리아, 이지움 등에서 “부대를 재편성한다”며 철수를 알리고 현지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하며 사실상 하르키우를 포기하고 돈바스 지역 방어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지역을 수복하겠다는 허위 정보를 흘려 러시아 군을 남부로 보낸 뒤 동북부를 습격해 수복에 성공했다”면서 “이제 러시아 방어전선은 북·남부 양측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르키우 탈환이 "수도인 키이우 방어 이래 최대 성과”라고 불리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반격 소식을 전하고 “이번 겨울은 우크라이나가 점령에서 신속히 벗어나는 계기이자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서방의 추가적인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포기하지 않았다. 협상을 연기한 쪽은 우크라이나”라고 주장하며 "시간이 지체될수록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측이 돌연 빠른 협상 재개 의사를 내비친 것은 그만큼 러시아가 직면한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 내부에서 전쟁을 지지해온 매파 세력의 불만도 감지된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패배 소식에 민족주의 세력이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며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도 이날 러시아 측에 군사작전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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