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배당 주기를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된다. ‘월 배당’을 가능하게 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려는 이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 등 10명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투자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리츠의 배당 횟수와 주기, 배당 예정 금액을 이사회 결의를 통해 가능해지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리츠는 빌딩·물류센터·주유소·주거단지 등 각종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회사로 해외의 대표 소매 리츠인 리얼티인컴 등은 매월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상법 제462조의 3의 ‘연 1회의 결산기를 정한 회사는 영업 연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 결의로 이익을 중간배당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연간 배당 횟수가 1회로 제한된 상태다.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며 SK리츠·코람코더원리츠 등이 연 4회 배당 리츠를 상장했으나 이는 결산기를 쪼개 배당 주기를 단축한 방식이다. ‘월 배당’을 위해서는 매달 주주총회를 열어야 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 리츠 회사는 △결산기의 추정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이 추정 자본금, 추정 자본준비금과 추정 이익준비금 등을 모두 합친 액수보다 많고 △정관으로 이사회 결의 배당을 정하고 감사 전원의 동의를 받으면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배당 횟수와 주기, 배당 예정 금액을 정할 수 있게 된다. 중간배당을 무리하게 할 경우 배상 책임도 져야 한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 의원은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 자금을 마련하고자 주기적인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소득형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사회 결의만으로 배당 주기를 단축할 수 있게 해 월(분기) 배당을 가능하게 하고 해외 리츠에 대한 투자 수요를 국내 리츠 투자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상장 리츠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2018년 6개에 불과했던 상장 리츠 수는 올해 8월 말 기준 20개로 늘어났으며 시가총액도 6456억 원에서 4년 새 7조 7442억 원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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