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 롤링의 <해리 포터>는 공식적으로 판매량이 확인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시리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엄청난 시리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무려 열두 곳의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열세 번째 출판사를 찾았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만약 그가 실의에 빠져 출간을 포기했더라면 우리는 전 세계에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이 위대한 콘텐츠를 만나지 못할 뻔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평소에 너무 많은 핑계를 입에 달고 사는지도 모른다. 바빠서, 피곤해서, 먹고살기 힘들어서, 애들 키우느라, 부모님이 반대해서, 주변 사람 눈치가 보여서 등등. ‘무엇 때문에’라는 핑계가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면 괜찮다. 그런데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끌어다 쓰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진솔하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인생의 후반전마저 전반전의 되돌이표 같은 삶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인생의 전반전보다 나은 후반전을 꿈꾼다면 내 머릿속의 ‘무엇 때문에’를 이겨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생각과 행동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을 위해서는 몇 가지 충분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주도적인 시간 관리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을 위한 제일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모든 일정을 다 내 의지대로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큰 틀의 시간 계획을 만들어서 시간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다. 계속해서 시간에 끌려다니다 보면 결국에는 ‘무엇 때문에’를 남발할 수밖에 없다.
둘째,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태도다.
일이든 봉사활동이든 취미활동이든 수동적,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태도와 능동적,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결과물의 차이는 상상한 것 이상으로 클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어야 열정과 의지를 가질 수 있고, 도망가거나 스스로를 피해자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왜 이것을 시작했는지, 왜 이것을 하고 있는지 초심을 잃지 않도록 자꾸 물어보고 되돌아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중간에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면 길을 잃거나 길을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의지가 위태롭게 된다. 처음에 생각한 것을 잊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되새기는 게 꼭 필요하다. 자! 선택 사항은 두 가지뿐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딛거나, 핑계를 만들거나.
평범한 수준의 재능과 지능, 불우한 환경에서도 놀라운 성공을 일궈낸 사람들은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릿(Grit)>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성공의 비결은 재능이 아니라 ‘그릿(Grit)’이라고 불리는 열정과 끈기의 조합에 있다”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저자가 성공한 사람들과 면담하면서 성공의 조건을 물어봤을 때 그들은 ‘열정의 강도’보다 시간이 흘러도 한결같은 ‘열정의 지속성’을 자주 언급했다고 한다.
꿈을 이루는 데 있어서 이르거나 늦은 때는 없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같은 시기에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꿈이나 목표를 가지면 반드시 벽이 나타난다. 더군다나 큰 꿈을 가진 사람에겐 큰 벽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벽을 두려워해서 꿈을 갖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한 번뿐인 내 인생을 망치는 짓이다. 행운의 여신이 언제 나에게 미소를 보낼지 알 수 없다.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야 한다.
“나는 10번 시도하면 9번 실패했다. 그래서 늘 10번 시도했다”라는 버나드 쇼의 말처럼 벽을 두려워하지 말자. 인생의 후반전에는 주도적인 시간 관리,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태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 ‘무엇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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