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인의 실질 중위소득이 2년 연속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미 인구조사국은 13일(현지 시간) 연례 통계자료집인 ‘미국의 소득:2021’을 발간하고 지난해 미국 가구의 실질 중위소득이 7만 784달러(약 9800만 원)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국은 이 액수가 “(물가 변동을 반영한) 2020년 실질 중위소득 추정치 7만 1186달러와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실질 중위소득은 2014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9년 7만 2808달러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다.
이 같은 실질소득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더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인플레이션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팀 퀸랜 웰스파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가계 실질소득은 최근 몇 분기 동안 연준의 금리 인상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흐름이 내년 1분기 지출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0.494로 2020년의 0.488보다 1.2% 올랐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로 이번 상승 폭은 2011년 이후 최대치다. 다만 조사국은 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의 경우 2020년과 2021년에 별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인종별 소득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해 실질 중위소득을 인종별로 보면 아시아계 가구의 중위소득이 10만 1418달러(약 1억 4100만 원)로 가장 높았고 비(非)히스패닉계 백인 가구(7만 7999달러), 히스패닉 가구(5만 7981달러)가 뒤를 이었다. 흑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4만 8297달러로 아시아계 가구의 47.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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