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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원 미달 속출하는데…"3년간 1.6만명 감축으론 역부족"

교육부 '적정규모화 대학' 지원

96개 대학 입학정원 줄인다지만

2024년 미충원 8만명으로 늘듯

감축정원 88% 비수도권에 쏠려

대학 양극화 심화 우려도 커져

텅 빈 강의실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전국 96개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입학 정원 1만 6197명을 줄이기로 했다. 교육계는 대학들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미충원난이 가속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정도 규모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부의 첨단 학과 인재 양성 방안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증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감축 정원의 88%가 비수도권에 쏠려 있어 수도권·비수도권 대학의 양극화도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적정 규모화 계획을 제출한 전국 일반대학 55개교와 전문대학 41개교 등 총 96개 대학에 지원금 1400억 원을 지급한다고 15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2021년 대학 기본 역량 진단에서 선정된 233개 대학 가운데 정원 내 미충원 규모 대비 90% 이상으로 적정 규모화 계획을 수립한 대학이다.

감축 정원의 88%는 비수도권 대학에 집중됐다. 74개교, 1만 4244명으로 수도권 대학(22개교·1953명)에 비해 월등히 많다. 권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권 4407명, 충청권 4325명, 호남·제주권 2825명, 대구·경북·강원권이 2687명의 정원을 줄인다.



교육계에서는 학령인구 감소 속도에 비해 감축 규모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대학 구조 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43만 명인 대학 입학 자원은 2031년까지 40만 명대를 유지하다 2032년 30만 명대, 2040년 20만 명대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대입 정원 기준 전국 대학의 미충원 인원은 지난해 4만 명에서 2024년 약 8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교육부는 2023학년도 대학 초과 정원이 16만 명(2013학년도 대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2014년 대학 구조 개혁 추진 계획을 수립해 2016~2024학년도를 3주기로 나눠 정원 감축을 추진해왔다. 1주기에는 2013학년도 대비 5만 9163명을 감축했지만 대학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자 2주기부터는 기본 역량 진단을 도입해 역량 강화 대학에만 감축 권고를 하고 나머지 대학은 자율 개선 대학으로 지정해 자율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자율 정원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감축 규모는 총 7만여 명에 그쳤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대학 구조 개혁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며 2023학년도까지 입학 정원을 약 9만 명 감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원 감축이 비수도권에 집중돼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등 첨단 인재 양성 방안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증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정원이 줄어들 경우 수도권·비수도권 대학 간 양극화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3년간 1만 6000명을 줄이더라도 매년 5만~6만 명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적으로 현행 대학 구조 개혁은 학령인구 감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수도권 쏠림 현상까지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정부 주도의 정원 감축 노력 외에도 대학들의 자율·선제적인 감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따른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 신설과 지방대 육성 등 대학 지원을 늘리면서 정원 감축을 유도해야 한다”며 “동시에 대학들의 선제적인 감축 노력도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조 조정에 강제성을 강화하되 지원을 대폭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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