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쿠오모 전 미국 뉴욕주지사의 성폭력 가해사실을 증언해 추가 피해 사례들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여성이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쿠오모 전 주지사의 비서였던 샬럿 베넷(26)은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에 쿠오모 전 지사를 상대로 성희롱과 성차별·보복 행위에 대한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베넷은 쿠오모 전 지사로부터 반복적으로 성희롱을 당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피해 사실을 공개한 뒤에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며 보복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앞서 베넷은 지난해 2월 NYT 등 현지 언론에 쿠오모 전 주지사가 성희롱성 발언을 하며 자신에게 접근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집무실에서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이성 교제에 나이 차이가 중요하냐는 등의 질문을 하며 성관계를 하는 분위기로 몰아갔다는 것이 베넷의 주장이었다.
당시 베넷은 "주지사는 나와 자려고 시도했다. 나는 너무 불편한 기분이 들어서 가능한 한 빨리 방에서 나오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쿠오모 전 지사의 성추행 의혹은 이전부터 제기됐던 상태였지만, 언론 인터뷰를 통한 베넷의 폭로 이후 피해 사례에 대한 증언들이 일파만파 공개되기 시작했다.
특히 쿠오모가 뉴욕주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전직 보좌관들과 일반인들이 추가로 피해를 증언함에 따라 뉴욕주 검찰이 조사에 나섰다.
이후 뉴욕주 검찰은 쿠오모 전 지사가 총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수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결국 쿠오모 전 지사는 지난해 8월 자진해서 사퇴했다.
한편 베넷은 쿠오모 전 지사의 최측근 보좌관이었던 멜리사 드로사에 대한 소송도 제기했다.
드로사는 쿠오모 전 지사의 성추행 사실의 은폐와 피해자에 대한 괴롭힘·보복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베넷은 "쿠오모 전 지사와 드로사의 보복 행위 탓에 내 공직 경력은 끝이 났다"라며 "두 사람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뉴욕주 검찰총장을 역임한 뒤 2010년 뉴욕주지사에 당선되었다. 2014년과 2018년 선거에서 승리하며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역정책에 반대해 봉쇄 조치를 지시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미국 민주당 차기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됐으나 잇따른 성추문으로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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