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16일 여의도 국회를 찾아 “과거를 개선하고 미래를 열어갈 새 출발점에서 중국은 한국과 지난 30년의 경험을 기반으로 큰 흐름을 잡고 우애를 다지고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중·한 관계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 위원장은 “양국 정상은 얼마 전 수교 기념일 즈음에 서로에게 축하 편지를 보내고 중·한 관계의 미래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김 의장과 깊은 의견을 나누고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합의를 이행하도록 추진하고, 양국의 각 분야 교류·협력을 추진해 중·한 관계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한은 가까운 이웃이고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라며 “양국 수교 30년간 각 분야의 교류·협력은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 연간 교역액은 3500달러를 돌파했고 인적 교류 규모도 1000만 명 시대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국제 및 지역 이슈 속에서도 우리는 긴밀한 의사소통과 공조를 유지했다”며 “중·한 관계는 전면적이고 신속한 발전을 이룩했고, 이는 양측에게 실질적 이익을 가져다줬고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중·한 관계가 이런 눈부신 성과를 이룩한 건 양측이 긴 안목을 가지고 상호 존중과 상호 신뢰, 호혜적인 개방, 포용을 견지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며 “이는 양국의 미래관계를 위한 근본적 지침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전인대 상임위원장으로서는 7년 만의 방한인 데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방한이라 더욱 뜻 깊다”며 “오랜 경륜을 가진 리 위원장과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한·중 관계 발전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제 한국과 중국의 위상과 역량, 그리고 국제사회의 기대는 30여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그만큼 양국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중 양국이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상호 이해를 높이고 호혜적 협력을 계속 심화하길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양국 의회 간에도 긴밀한 교류와 소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양국관계의 발전은 고위급 인사에 의존한 바 컸다”며 “우리 새 정부 출범 이래 양국 간의 긴밀한 고위급 소통이 이뤄지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특히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조속한 시일 내에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 위원장은 김 의장의 초청에 따라 전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중국 상무위원장 방한은 2015년 장더장(張德江) 전 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이날 오후 1시 57분께 국회에 도착한 리 위원장은 미리 기다리던 김 의장과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의 환대를 받으며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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