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노사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게 될 것이란 우려를 피했다고 볼 수 있는 정부 통계가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노사 분규가 직전 보다 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 노사와 정부가 대립할 현안도 산적해 이들의 관계는 험로를 예고한다.
17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작년 부당노동행위 사건 처리건수는 1082건으로 전년 보다 6.4% 감소했다. 부당노동행위 사건은 부당노동으로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나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한 사건이다.
이 건수는 208년 859건에 머물다가 2019년 1129건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에는 1156건까지 증가했다. 노동계 등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부당해고와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하지만 작년 다시 1082건으로 감소하면서 이런 우려는 다소 덜게 됐다.
작년 노사분규(노조의 작업 거부로 하루 8시간 이상 작업 중단) 건수도 예년 수준을 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분규 건수는 119건으로 전년 보다 14건 느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34건, 141건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올해 노사 갈등 상황은 심상치 않다. 윤석열 정부 들어 노사 분규가 크게 늘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월별 노사 분규 건수는 1~4월 평균 5건이었다가 정부가 출범한 달인 5월에 11건으로 두 배 늘었다. 6월과 7월에도 각각 10건, 9건을 기록했던 건수는 8월 20건이다. 이는 정부 출범 전보다 4배 더 늘은 수준이다.
그동안 정부 출범 초기에 나타났던 일종의 노동계와 정부의 힘겨루기가 올해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려는 노사와 노정 갈등이 앞으로 더 심해진다는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노동계의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이 큰 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경영계는 경영 측면에서 환영하지만, 노동계에서는 장시간 근로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하는 노동시장 개혁이 추진된다. 사망산재를 막기 위해 제정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한 노사의 대립도 여전하다. 최근 노조에 대한 손배소를 제한하는 일명 노란봉투법 제정에 대한 갈등은 국회로까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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