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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미경 종합성능평가 개막…국내 기업 날개 단다

표준연 자체기술로 전자현미경 성능평가 위한 에너지 분석기 국산화 성공

전자현미경 성능평가 종합 시험서비스 제공, 국내 장비산업 생태계 지원

박인용 연구장비성능평가팀장이 전자원의 에너지 폭 측정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KRISS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전자현미경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장비인 고성능 에너지 분석기의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장비회사 대상 시험서비스를 제공해 첨단 현미경 산업 생태계 육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KRISS는 KRISS 연구장비성능평가팀이 지난 2019년 자체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설계기술을 확보해 2022년 렌즈방식 지연전위 에너지 분석기의 실물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제작비용이 수백만원 정도로 저렴하면서도 13.8 meV(밀리전자볼트) 수준의 미세한 에너지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측정 분해능을 갖췄다. 고가의 주사전자현미경 등 최첨단 연구장비의 성능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크기가 60㎜로 작아 독립적인 분석기로 사용할 뿐 아니라 현미경안에 부착해 전자원 성능평가가 가능한 일체형 현미경을 개발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전자현미경의 성능은 전자빔을 만들어내는 전자원의 특성에 달려 있다. 전자원에서 생성되는 전자빔으로 렌즈에 초점을 맞춰 대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대상에도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려면 전자빔을 구성하는 전자 입자들의 에너지 분포가 균일해야 한다. 따라서 고성능의 전자현미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자빔의 에너지 분포가 얼마나 균일한지 보여주는 에너지 폭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전자현미경 개발에 성공했지만 에너지 폭 측정에 사용할 정밀 에너지 분석기가 없어 실측값 대신 문헌상의 수치를 참고했다. 이 방식으로는 개별 현미경 간의 미세한 성능 차이를 확인하기 어려워 제품의 성능 검증에 한계가 있다. 현재 국산화된 텅스텐 필라멘트 범용 전자현미경을 넘어 고성능?고부가 전자현미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폭 측정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 개발된 에너지 분석기는 크게 두 가지다. 반구형 에너지 분석기는 측정 분해능이 우수하지만 가격이 수억원에 달하고 크기도 약 700㎜로 간편하게 활용하기 어렵다. 그리드 전극 방식 지연전위 에너지 분석기는 크기가 작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분해능이 300 meV 이상으로 측정성능이 낮아 성능평가에 부적합하다.

KRISS는 이번 성과로 기존에 운영하던 전자원의 각전류밀도 측정 시험에 더해 전자원의 에너지 폭 측정 플랫폼을 구축해 8월부터 국내 기업체를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안에 자기장, 소음, 진동 등의 영향에 따른 전자현미경의 영상 분해능 성능평가 플랫폼도 추가로 구축해 종합적인 시험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RISS 박인용 연구장비성능평가팀장은 “고성능 전자현미경은 소재, 부품, 바이오 등 다방면에서 필수적인 장비임에도 기술 자립도가 낮았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전자현미경의 부품부터 전체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종합성능평가 플랫폼을 마련해 국내 기업의 고성능 현미경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마이크로스코피 앤 마이크로애널리시스’에 9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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