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전국 대학에서 700개 이상의 학과가 폐과되거나 통폐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대에서 학과 통폐합이 가파르게 증가해 전체 통폐합의 77.0%가 비수도권 대학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원 감축뿐 아니라 학과 통폐합에서도 ‘지방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일반대학 학과(학부) 통폐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통폐합 학과 700개 가운데 다른 학과와 합치는 과정 없이 단순 폐과한 경우가 230건(32.9%)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방대의 통폐합 증가세가 가팔랐다. 비수도권 통폐합 건수는 △2019년 119건 △2020년 158건 △2021년 262건으로 2년 동안 120.1% 증가했다. 가파른 증가세에 3년간 비수도권 대학의 통폐합 건수는 전체의 77.0%에 달했다. 수도권 대학은 161건(23.0%)에 불과했다.
학과 통폐합뿐 아니라 입학정원 감축 역시 비수도권 대학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대학 적정규모화 계획 현황에 따르면 대학 미충원에 따른 비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 감축 인원은 1만4244명으로, 전체 96개 대학 감축 인원의 87.9%를 차지했다.
계열별로는 인문사회학과 통폐합이 28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학(190건), 자연과학(130건)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기초학문의 통폐합이 급증했다. 인문사회계열은 △2019년 47건 △2020년 91건 △2021년 146건으로 3년간 211% 증가했으며, 자연과학계열은 △2019년 19건 △2020년 37건 △2021년 74건으로 무려 289% 늘었다.
인문사회계열 연구 실적 역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전임교원의 논문실적이 2020년에는 전년 대비 343건, 2021년에는 191건 줄어드는 등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도 의원은 "취업률에만 갇혀 비수도권 대학과 기초학문 중심의 학과 통폐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업인재 육성을 강조하는 고등교육 정책이 기초학문 위기를 더욱 앞당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모든 학문의 기반이 되는 기초학문이 더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더 많은 지원과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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