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19일(현시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키타노 호텔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측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회담 분위기가 좋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취지로 응답한 반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여부를 비롯한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대기 중인 차량을 타고 자리를 떠났다.
오후 4시(현지 시각)이날 회담은 진당초 예정된 시간을 30분을 넘겨 약 48분 가량 진행됐다. 이미 행사장이 있는 호텔에서 일정을 소화 중이던 하야시 외무상이 약속 보다 3분 이른 3시 57분께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어 1분뒤인 58분께 박 장관이 들어섰다. 두 장관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사진촬영에 이어 회담에 돌입했다.
회담에서는 한일 양국의 최대 현안인 강제 징용 배상 논의가 중심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7~8월 중 개최된 네차례의 민관협의회 회의 내용과 함께 이달 초 직접 광주를 방문해 강제 징용 피해자를 면담한 내용 등을 일본 측에 전했으며 일본 측은 이같은 이야기를 경청하고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8·15 광복절이나 취임100일 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발언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낸 데 대해 환영하고 있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일 양국 모두 정상 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애초 이날 두 나라 외교장관 회담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제77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 전 개최된 만큼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의제를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당국자는 이와 관련 한일 정상회담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가 아닌 외교 장관 차원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연장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일본 측 역시 한일 정상에 대한 접점을 마련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다만 "두 나라 외교 장관이 한일 관계를 건전하게 되돌리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양국은 무사증 방문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