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너무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한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키지 못할 가능성을 전제한 것으로 해석돼 순방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한 총리는 “대한민국이 구조적으로 외환에 문제가 있다면 미국으로부터 스와프는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한미 통화스와프의 필요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현재의 대한민국 국제 금융 사정이나 외환 사정으로 보면 어느 나라도 대한민국이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달러의 가용성을 높인다는 면에서 도움이 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 통화스와프를 받는 것은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가 확실하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총리는 “구조적 문제가 없을 때 스와프를 가져갈 수 있느냐는, 현재 그런(구조적 문제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양국 정상 간 협의를 하시더라도 그게 바로 스와프라는 구체적 형태로 나타나느냐 하는 건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러나 대한민국이 구조적으로 외환에 문제가 있다면 미국으로부터 스와프는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뉴욕 순방 일정 중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통화 스와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내의 여러 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국제 금융에 있어서의 협력 논의를 한다고 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하면 (이번에) 회의를 하실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논란에 야권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외교라는 대외적 문제에 여야가 따로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맞받기도 했다. 한 총리는 "늦게 도착하는 분들(각국 정상들)에 대해서는 런던의 사정을 감안해 왕실에서 다음 날 참배를 하도록 한 것으로 안다"며 "정식 국장 행사는 아니고, 아마 방명록을 쓸 수 있도록 어레인지(조정)를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또 "성당에서 하는 그런 장례가 진짜 장례이고, 국장(國葬)이라고 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그곳에 외국 정상들과 같이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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