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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큰 카카오엔터, '한국판 디즈니' 꿈 이루나

영화·음악·웹툰·광고 등 자회사

스토리·미디어·뮤직 사업부문

IP-영화-OST 등 밸류체인 구축

상반기 매출 8937억으로 60%↑

신규 M&A 위해 1조 조달 추진

SM엔터 인수 성공땐 시너지 막강

카카오엔터의 자회사 영화사월광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이 글로벌 흥행 중이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국내 최고의 가수 아이유, ‘러브 다이브’로 4세대 여자 아이돌 중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브, 칸 영화제에 초대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브로커’, 글로벌 인기의 넷플릭스 ‘수리남’, 사회 초년생들을 눈물 흘리게 한 공감 웹툰 ‘미생’. 언뜻 보면 공통점을 찾기 힘든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엔터테이너와 콘텐츠라는 것이다.

카카오엔터의 자회사 영화사집이 제작한 영화 ‘브로커’는 칸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진 제공=CJ ENM


◆자회사 63개 미디어 공룡…롤모델 디즈니 따라잡기 위한 ‘전략적 선택’

미디어 공룡 카카오엔터는 음악·영화·드라마·웹툰·웹소설·광고 등 미디어 전 범위에서 그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2분기 기준 자회사는 63개로, 기타법인을 제외하더라도 51개다. 모기업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중소 콘텐츠제작사·기획사들의 상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글로벌 최대 미디어 그룹 디즈니의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카카오엔터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는 카카오엔터를 넘는 규모의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의 성공을 이뤄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인수합병을 통해 스포츠 채널 ESPN·픽사·마블·루카스필름·21세기 폭스 등을 자회사로 두었다. 기존에 보유한 제작사에 더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훌루와 게임 스튜디오인 디즈니 인터랙티브 스튜디오, 디즈니 뮤직 그룹, 연극·뮤지컬을 담당하는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과 방송사 ABC·FX·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테마파크 사업까지 보유했다. 미국의 미디어 시장은 디즈니·AT&T·컴캐스트·파라마운트 4사가 90%의 미디어 기업을 소유 중이다.

거대 자본력이 토대가 된 제작·유통 구조는 작품의 다양성과 창작자의 자율성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한 제작사의 콘텐츠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스튜디오의 작품이 뒷받침해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도 필수다. 6월 진행된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세미나에서 최보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미디어 기업의 M&A는 콘텐츠 가치 사슬 완성 뿐 아니라 서비스 다각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엔터의 자회사 스타쉽의 4세대 아이돌 아이브는 10대의 롤모델로 자리잡으며 인기 몰이 중이다. 사진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스토리·뮤직·미디어 3개 사업부문 밸류체인…외형 확대로 시너지 확장

카카오엔터는 자사의 사업 부문을 스토리·뮤직·미디어의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운영 중이다. 합병전 카카오페이지가 전신인 스토리 부문은 1만 개의 IP(지식재산권)를 토대로 북미·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는 중이다. 웹툰·웹소설의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사업도 활발하다. 미디어 부문은 150명 이상의 배우와 15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를 보유 중이며 올해 15편 이상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브로커’의 제작사 영화사집, ‘수리남’의 영화사월광을 통해 역량을 글로벌에서 인정받고 있다. 뮤직 부문은 500만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캐시카우인 음원 플랫폼 ‘멜론’과 함께 50여 팀의 아티스트를 보유 중이다.

세 부문의 사업 영역과 자회사들이 다양한 만큼 시너지도 활발하다. 스토리 부문이 보유한 웹툰·웹소설 IP가 미디어 부문에서 드라마·영화로 제작되고, 뮤직 부문 아티스트들이 OST에 참여하기도 한다. 올해 히트한 ‘사내맞선’은 카카오웹툰의 웹툰이 크로스픽처스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것이고, OST에는 산하 레이블의 더보이즈 등이 참여했다.

카카오웹툰 최대의 히트작 ‘나 혼자만 레벨업’은 누적 142억 뷰를 기록했고, 애니메이션화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분할상장 논란·시장 침체에 멀어진 IPO, 돌파구는

카카오엔터의 상반기 매출은 89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7% 증가했다. 2021년 매출은 1조 2469원으로 2016년 매출인 5146억 원에 비해 2.5배 늘었다. 외형 확대와 폭발적 성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공개도 추진돼 왔지만, 카카오의 분할상장 논란과 시장 침체 등으로 상장설 초기 20조 원으로 예측되던 기업가치는 10조 원 내외로 줄어든 상태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가 보유한 73.6%의 지분가치를 4조 3943억 원으로 추산했다. 카카오엔터는 현재 IPO 대신 최대 1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조달의 이유 역시 신규 M&A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관심을 보여 온 SM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이 성공한다면 기업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최근 이수만 프로듀서의 라이크기획이 SM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인수의 걸림돌 중 하나는 제거됐다. SM 인수의 시너지는 단순히 아티스트 영입에서 끝나지 않는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9월 공연 시설 운영을, 올 3월에는 사업목적에 인공지능·AR/VR 관련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기획을 추가했다. 이는 SM이 추진해 온 메타버스 사업 ‘광야’, 미디어 도시 구축과 맞물릴 수 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미디어·뮤직 IP 활용을 위한 메타버스 MOU를 체결했고, 타파스엔터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스토리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뮤직부문 글로벌 오디션을 추진하며 글로벌 음악사업도 가속화하는 중이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며 그룹의 역량이 카카오엔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엔터가 ‘한국판 디즈니’라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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