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조문 외교’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참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다자 외교전에 돌입했다. 대통령실은 미국·일본 등 주요국 정상과의 회담을 최종 조율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마치자마자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의 오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 등 일정을 잡았다. 서쪽(서울→런던→뉴욕)으로 비행하며 발생한 시차에 따라 시간이 밀렸는데, 전날 밤 뉴욕에 도착한 후 시차 적응을 할 틈도 없이 외교 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테흐스 사무총장과는 3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 적이 있다”며 “북한 문제라든지 한·유엔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김건희 여사와 함께 재미 동포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뉴욕은 약 44만 명의 한인이 살고 있는 미주 지역 최대 한인 거주지다. 대통령실은 “동포들을 격려하고 한미 관계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양자 회담도 막바지 조율 단계다. 최대 관심은 21일 한미·한일 정상회담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때 만나 유엔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 터라 한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도 개최가 유력하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만남은 아직 확정이 안 됐다. 기시다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 체류 기간에 영국·튀르키예·필리핀·파키스탄 등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출국 전 한일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한일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 정상이 이번 유엔총회 기간에 어떤 형식으로든 회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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